회원 4만 여명에게 투자금 가로챈 쇼핑몰 대표 구속·11명 입건…개척교회 목사·신도 피해 커
인터넷 광고를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수만 명의 회원을 모집한 뒤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인터넷 광고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금을 낼 수 있다고 속여, 4만 여명으로부터 1400억원대의 투자금을 유치해 이중 200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다단계업체 대표 송모씨(43)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송씨와 함께 다단계업체를 설립한 뒤 회원 모집을 돕고, 수익금을 받아 챙긴 이모씨(50·목사)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광역수사대 박종삼 대장은 "피의자들은 뒤늦게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들의 투자금을 앞서 가입한 회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는 수법으로 회원 수를 늘려왔다"며 "조기에 검거가 이뤄지면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범행수법 = 구속된 송씨 등은 지난해 12월, 3개의 인터넷 쇼핑몰을 차린 뒤 투자자를 모집했다. 1구좌에 33만원~55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3000원~1만원의 수당을 회사가 존속하는 한 평생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
투자자들은 회사 측이 제공하는 인터넷 광고를 본 뒤 이를 SNS(쇼셜네트워크)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매일 1차례씩 광고 내용을 전달했으며, 그 댓가로 수당을 받았다. 또 신입회원을 소개하면 1명당 10~20%의 성과금을 별도로 받았다.
문제는 이들에게 제공된 수당과 성과금이 쇼핑몰 운영 수익금이 아닌 후순위자들의 투자금액에서 지출된 것. 1400억 원의 투자금 중 1200억원이 수당지급에 사용됐고, 200억원은 회사 운영비 등으로 사용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회사는 제품 등을 판매해 나온 수익으로 직원의 월급을 주거나 경비로 사용하는데,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그들이 낸 투자금으로 기존 가입자들에게 수당을 주는 전형적인 다단계형태의 영업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실제 이들이 운영한 3곳의 쇼핑몰 수익은 지난 1년 동안 3억 원에 불과했다"며 "돌려막기 식으로 회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초기 가입자를 제외한 상당수 투자자는 투자금 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교회 신도들 왜 표적이 됐나 = 경찰이 추산한 이번 사기사건 피해자 4만 여 명 중 3만 여명이 개척교회 목사와 신자들이다. 피의자들은 다단계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쉽게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개척교회 목사들에게 접근했다.
개척교회 목사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도들에게는 무한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2000여명의 개척교회 목사에게 무료로 33만 원짜리 4개 구좌씩을 제공하고, 매월 문자발송에 따른 수당을 지속적으로 지급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 발송만으로도 수익을 얻게 된 개척교회 목사들이 이들의 사기행각에 속아 신도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홍보하면서 교회 신도들의 피해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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