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젊은 날 경험과 역경을 극복해온 지혜를 우리 세대들은 본받아야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은 간혹 자신이 살아온 힘든 인생의 여정에 대해 말씀하신다. 특히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약주를 드시고 그 취기를 빌어 그런 이야기를 잘 하신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매번 하셨던 이야기를 수 없이 반복하셨다. "그 이야기는 너무 자주 들어서 외웠단 말이에요."라며 투정도 많이 부리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 조금이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는 장황하게 하시지만 정작 아버지 자신의 패기 있고 뜨거웠던 젊은 날의 청춘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어찌 보면 아버지의 청춘과 우리의 청춘은 살아가는 시대적 상황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본질은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청춘은 겉보기에는 평화로워 보일지 모르나 우리들 삶의 내면을 보면 마치 나약한 온실 속 꽃과는 달리 거친 풍파 속에서도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사람들 가슴 속에 깊이 파고드는 매화처럼 우리들은 인고의 세월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네 아버지들의 청춘 또한 격동의 역사 속에서 살아 오셨고 그 삶 속에서 또 다른 우리의 청춘을 돌이켜 볼 수 있는 하나의 만남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의 비교 속에서 우리는 아버지의 청춘을 거울삼아 남들과는 다른 우리만의 청춘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들은 또 다른 이름의 청춘이라는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아야 할 것이다. 아버지에게 물질적인 재산을 물려받는 것은 어찌 보면 유산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유산이란 우리들의 아버지가 살아온 날들의 풍부한 경험 그리고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이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지혜,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마음 속에 새겨야할 청춘이지 않을까 싶다.
물질만능주의라는 현대 이기주의의 아집 속에서 '돈'이라는 물질은 그저 단 한 순간 우리의 허영심을 채워줄 수 있고 풍족한 삶을 영위하게끔 도움을 줄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지혜와 경험이라는 진정한 유산은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해 누구나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저 알고만 있을 뿐이지 세속적인 세태와 속된 마음으로 인해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아버지의 청춘과의 정신적 교류를 통해 우리의 잣대로 이를 섣불리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며 이를 본연의 순수함으로 다가가 받아들이고 성숙의 시간을 가짐으로서 또 다른 나의 자아를 찾고 먼 훗날 한 가정을 이루었을 때 우리의 자식들에게 삶의 나침반 같은 역할이 되어줄 수 있게끔 이에 대해 얘기하고 공유해 찬란한 유산을 남겨야 할 것이다.
이제 곧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들이 다가온다. 올해가 가기 전 우리네 부모님들과 약주 한 잔 기울여보자. 그래서 그 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서로 공유하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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