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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애 시인 추천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 문화는 섬세한 상징 폭력이다

계급 다르면 문화 인지도 차이…경제·문화·사회 자본으로 나눠

 

부르디외는 취향을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분하며 다른 사람들에 의해 구분된다고 말한다. 또한 문화만큼 철저하게 계급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없다고 한다. 피에르 부르디외(P. Bourdieu)는 1930년 프랑스 남부 딩겐에서 태어나 2002년 1월에 타계한 프랑스의 사회학자다. 그는 문화와 사회관계를 경제 자본과 엉켜서 형성되었다고 보았으며 그러기에 문화는 섬세한 상징 폭력이라고 했다.

 

'구별짓기'(새물결)는 프랑스 사회의 계급 구조를 문화적 자본에 의해서 지배계급과 중간계급, 민중계급으로 나누고 각 계급 내에는 계급 분파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의 취향에 대한 통계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설문 자료를 통해 지배계급의 각 분파들이 예술작품을 전유하는 양태와 그들의 취향, 세대 간의 차이 등 지배계급의 차별화 감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겨있다. 이 책만큼 문화와 관습의 사회사를 경제사와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문화의 차별적 재생산과 교육의 사회학을 철저하게 추적하고 있는 책도 드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하 두 권으로 출판되었다.

 

 

 

서로 다른 사회계급 성원들은 문화를 승인하는 정도보다는 문화를 인지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중간계급인 쁘띠부르주아지는 문화에 대한 외경으로 가득 차 있다. 문화처럼 보이는 모든 것에 순종하고 과거의 귀족적 전통을 무비판적으로 존경한다. 또한 문화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 결과 그들은 교양을 학식과 동일시하면서 교양인은 광대한 지식의 보고를 소유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경우는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의 불일치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르디외는 음식취향이나 음악취향을 통해 뚜렷하게 나타나는 계급문화를 설명한다. 음식에 대한 취향은 재현적 상황 즉 과시하기 위한 생활양식에서 자기를 표현하기 위한 아주 흥미로운 지표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궤적의 발전과정 전체를 포괄하는 여러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표현한다.

 

부르디외의 독창적인 개념은 바로 '자본전환'이다. 부르주아적인 탁월함의 본질을 규정해주는 것은 출신계급의 학력자본과 문화적 유산이다. 그동안 경제적 관념으로만 바라보던 자본의 개념을 경제자본과 문화자본 그리고 사회관계자본으로 분류하여 자본의 총량을 규정하는데, 각 계급 분파들은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쪽으로부터 가장 심하게 박탈당한 쪽까지 분포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부르디외는 지배계급 내에서도 부르주아들은 자신들이 가진 경제자본을 문화자본으로 전환시키려고 한다고 보았다. 특히 문화자본 중에서도 학력자본으로 전환시키려고 한다. 학력경쟁에 부르주아의 자녀들이 합류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학력이나 지식·문화 등이 부르주아 문화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프랑스 사회와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들을 비교하면서 부르디외가 말했던 '구별짓기'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 조미애 시인은 1988년 월간'시문학'으로 문단에 나왔고 시집으로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 침묵', '풍경' 등이 있고 칼럼집으론 '군자오불 학자오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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