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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들면 사랑이, 詩가 보인다

신수미 첫 시집 '왜 꽃이 아름다운가' 펴내

 

지난 8년 매주 목요일 열린시문학교실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따스한 때론 싸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마음에 침처럼 꽂힌 단상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태어난 시편들이다.

 

신수미 시인(59)이 첫 시집'왜 꽃이 아름다운가'(도서출판 이랑과이삭)를 펴냈다. 지나간 시간을 담담하게 얘기한 시인은 일상을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기 위한 욕망과 집착을 오가며 시작(詩作)을 이어갔다. 난해함 보다는 간명하면서도 보드라운 서정이 깃든 시들이 많다.

 

'십년지기 친구가 있다 / 설렘의 첫 만남은 자동차다, 그래 / 서로를 섬기는 주인이 되기로 했다 // 해를 거듭할수록 재치와 순발력으로 / 손발이 되어준 친구, 나의 분신이다 // (중략) 서로에게 길들여진 손때, 얼룩 하나하나 십년지기의 이야깃거리였다 // 오늘, 팔달로를 달리는 낯익은 차에서 / 먼 안개꽃 같은 세월을 보았다' ('십년지기 차' 중에서)

 

 

 

삶의 긴 여행을 거치오면서도 시인은 여전히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신 앞에 무료하게 앉았을 때처럼 그냥 편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시들이 많지만,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예리하게 다뤄 번쩍 정신나게 하는 시도 꽤 된다.

 

'물폭탄이 터지다','새벽을 여는 사람들'은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사회 양극화를 비판하는 것으로 강팍하게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일의 길'은 탈북자들의 인도적 생존 문제를 통일 의지로 표상했다.

 

오랜 창작의 길목에서 깨어난 시인은 "무딘 손끝을 호되게 단련시켜 주셨고 불편하신 몸으로 평설까지 써주신 이운룡 교수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며 감사 인사를 챙겼다. 앞으로 그의 시 세계에는 파릇파릇한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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