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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 얼은 손 포근히 감싸 줄 겨울 필수품

구석기 땐 방한목적…중세엔 신분상징…헝겊·가죽부터 저렴한 레이온 소재도…스마트폰 사용 가능한 특수장갑 등장 옛날에 유행하던'토시'형태 최근 인기

요즘 아침 출근길 맨손으로 운전대를 잡으면 머리끝까지 한기가 느껴진다. 밤새 차가워진 차 안 온도는 운전대에 응집돼 있는 거 마냥 차갑고 차갑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장갑. 혹자는 벌써부터 장갑이네, 패딩이네 하면 한겨울에는 뭘 입을거냐 하지만, 벌써부터 털옷을 입는 것보다 낫다고 위안하면서 장갑을 꺼내든다.

 

장갑의 시작은 구석기시대로 알려졌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방한을 위해 손가락이 없는 단순한 주머니 모양의 긴 자루를 손에 끼워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재미있게도 현재의 벙어리 장갑은 구석기시대의 장갑과 가장 흡사한 모습이다.

 

이러한 형태는 10세기까지 이어졌고 12세기 들어서야 손가락 장갑이 생겨났다.

 

하지만 장갑의 역사가 잘 남아있는 것은 중세시대다. 이때부터는 장갑이 방한의 목적만이 아닌 신분과 연관되면서 역사에도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시대 상류층들은 헝겊뿐 아니라 가죽으로 만든 것을 사용했고 자수나 보석으로 장식한 것을 다수 이용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교(主敎)나 왕들이 사용하던 것은 보석 뺨치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렇게 상류층 남성들의 사랑을 받던 14세기가 지나 16세기 후반, 장갑은 여성들에게도 인정받은 액세서리가 됐다. 프랑스와 앙리 2세의 왕비인 이탈리아 출신의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영향으로 시작된 화려한 장갑의 유행은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까지 이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랑스는 유럽 전 지역 중 장갑제조기술이 가장 크게 발전한 곳. 특히, 부드러운 새끼양 가죽을 이용한 장갑을 만들어 아직까지 유명한 기술로 남아 있다.

 

장갑이 유행한 16세기에는 여러 색의 헝겊장갑과 편물장갑이 애용됐다. 재료는 주로 새틴과 비로드, 견사의 편물 등이었으며 19세기의 남자용 장갑은 일반적으로 짧게 변화했고 자리에 따라 색을 달리 하는 것을 매너로 생각하게 됐다. 여성용 장갑 또한 남성의 것과 비슷하게 발전했는데, 19세기 초기에는 극도로 긴 팔꿈치 길이거나 그 이상의 것이 나타났고 이후 현재까지 소매가 없는 드레스에는 이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장갑을 들어온 것은 후기 조선시대로 보인다. 그 전에는 '토시'라는 것이 있어 방한의 목적에서는 장갑이 필요 없었던 것. 물론 손 보호를 위해 무엇인가 있었겠지만 그 역사는 확실하지 않다.

 

서양식 장갑은 개화기 때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물로 남아있는 것은 없지만 외교관부인이 한복차림에 장갑을 끼고 찍은 사진과 관리들이 장갑을 들거나 끼고 있는 사진을 보고 짐작하고 있다.

 

이 당시도 가죽이나 면실을 이용한 장갑이었는데 세계 2차 세계대전 후, 합섬섬유의 발달로 나일론이나 레이온의 장갑이 보급되게 됐다. 우리가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도 이 종류의 원단들. 일단 값이 싸고 따뜻함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저렴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사실 원단의 변화 외에 장갑의 모습은 긴 시간동안 변한 것이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를 겪고 있는데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정전식으로 액정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맨 손가락이 아니면 기기를 다룰 수 없는 것. 이를 위해 손가락 부분만 따로 붙였다 뗄 수 있는 있는 디자인이 탄생하는가 하면 스마트 기기도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장갑이 만들어 졌다.

 

한편으로는 그 옛날 유행하던 우리나라의 '토시'가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하니 패션을 돌고 도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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