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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의 마지막 고민

▲ 주필
통상 선거는 심판론이 우세하다. 현 이명박 정권이 잘했으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서 정권을 연장해주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고 잘못했으면 바꿔 주는게 옳다. 지난 5년동안 MB 정권은 4대강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서 국가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 대통령 형부터 비리에 연루되면서 임기 후반들어 측근비리가 쏟아져 나왔다. 수도권과 지방의 편차가 심해 수도권공화국이 만들어졌다. 양극화 현상도 심화돼 서민들은 빚더미에 눌러앉아 있다. 돌려막기 해온 가계부채는 시한폭탄 그 자체가 돼버렸다.

 

열거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MB 집권 내내 국민들은 힘겹게 살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MB정권은 노무현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으로 태어났다. 너무 경제가 어렵게 돌아가자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살려놓겠다고 해서 국민들은 그를 선택했다.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 놓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다. 하지만 국내외 여건이 안좋아 지난 5년 내내 결과는 아니올씨다였다. 참담하고 비통할 뿐이다. 1조 달러의 무역규모를 자랑하는 세계8위 교역국이 됐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보잘 것 없고 형편없다.

 

그렇다면 정권교체를 해야 맞다. 하지만 도민들은 정권교체를 그리 간단치 않게 여기고 있다. 지금 도민들은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를 해야 옳지만 그간 민주당이 도민들에게 너무 해준 게 없고 무기력해 그렇게만은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한몸에 받았으면 지역인재를 키우고 지역개발에 앞장섰어야 옳았다는 것. 하지만 87년 김대중 후보가 대선에 출마했을때부터 지금까지 25년간 민주당은 절대적인 지지만 받았지 지역에서 한일이 없다. 역대 선거 때마다 황색 깃발만 꽂으면 누구나 당선될 정도로 일당 독식구조구조하에서 젖과 꿀만 따먹었다. 지역정서에 의지해서 민주당은 지역 맹주로 군림만 해왔다.

 

그러나 도민들은 "스스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야권연대만 해온 민주당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면서 지난 4·11 총선때 새누리당 후보에 예전보다 많은 지지를 보냈다. 그래서 전주 완산을에서 출마했던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당선권에 근접한 36%를 얻었다. 총선과 대선은 본질이 다르지만 이미 지난 총선때 지역 민심이 금 갔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으로 기운 건 아니다. MB가 집권하는 동안 너무 전북을 얕잡아 보고 푸대접 해왔기 때문에 새누리당도 썩 내키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쇄신을 내걸고 새정치 하겠다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안 후보의 지지가 유독 전북에서 높게 나타난 이유는 기존 정당들에 실망한 탓이 크다. 민주당에 실망하고 새누리당도 아니어서 안 후보에 기대를 건 것이다.

 

결국 안 후보가 중도 사퇴함에 따라 그를 지지했던 많은 유권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중년층 이상은 민주당 문 후보로 지지후보를 바꿨고 젊은층은 아예 투표를 포기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다행히도 지난 7일 안 전후보가 문 후보를 돕겠다고 전격 나섬에 따라 또다시 상황이 반전됐다. 대선 후보도 아닌 안 전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새정치를 갈망하는 '안철수현상' 때문이다. 안 후보를 지지했던 20·30대층이 문 후보로 가면 선거는 박빙으로 갈 것이다. 이미 선거판은 보수 대 진보판으로 짜여 51대 49로 끝날 공산이 한층 짙어졌다.

 

새만금특법법 개정을 계기로 전북발전을 지원하겠다는 새누리당 박 후보 한테 60대 이상 노년층 지지가 전보다 늘었다.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아도 문 후보에 대한 지지가 미워도 다시한번으로 결집되고 있다. 민주당이 밉지만 그래도 국정을 파탄시킨 새누리당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얄밉지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를 받는 문 후보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친노 일색인 민주당을 문 후보가 바꿔놓겠다고 한 약속이 먹혀 들었다. 정권교체냐 승계냐를 놓고 도민들은 마지막 고민에 빠졌다.

백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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