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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계 결산 ① 프롤로그 - 왔노라,즐겼노라…그러나 추웠노라

전북 방문의 해,미술거장전 유치 등 성과…道 전국 최초 '삶의 질 문화정책' 시행착오 예총…선거 법정다툼·JIFF 줄사표 파문도

▲ 전북도립미술관이 열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를 찾는 시민들이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 전북 문화예술계는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을 찾는 이들에게 문화의 저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전북문인들의 숙원이었던 전라북도문학관 개관을 시작으로 전북도립미술관의 '세계미술거장전' 유치·'2012 세계순례대회' 개최까지 굵직한 사업과 이벤트가 이어졌다.

 

그러나 문화예술인들의 염원인 전북문화재단 출범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었고, 전북도가 전국 최초로 '삶의 질 정책과'까지 신설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문화정책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못했다. 전북도의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이나 생활문화예술동호회 출범 역시 시행착오를 겪었다. 전북지역에서 올 한해 진행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시작으로, 분야별 결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몰렸다=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은 전북도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이렇다 할 메가 이벤트를 내놓진 못했다. "전국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메가 이벤트가 그 지역을 알리는 행사를 재조명할 수 없게 만든다"는 양비론이 존재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전북도립미술관의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와 4대 종단을 아우른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는 '2012 세계순례대회'가 아니었다면 그나마도 전북 방문의 해가 무색할 뻔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 축제로 꼽힌 '무주 반딧불 축제'와 '김제 지평선 축제' 등이 상반기 관광객들을 잡아끌고, '음식의 고장 = 전북'이라는 위상을 충족시키는 '2012 한국음식관광축제'와 '2012 전주비빔밥축제'와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하반기 관광객들을 몰아주면서 전북 방문의 해 체면을 살렸다.

 

△ 시끄러웠다= 새해 벽두부터 (사)한국예총 전북지회 선거가 시작 돼 전북의 문화 지형도가 재편된 한 해였다. 그러나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한 전북예총 산하 협회와 시·군 지부 선거로 인한 잡음이 계속됐다. 전북예총 회장에서 떨어진 김학곤 전북국악협회 회장이 재선한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에게 대의원·입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해 문화예술계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샀다.

 

올해 각종 파문의 진원지는 전주국제영화제였다. 유운성 전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해임 배경을 둘러싸고 조직 내부를 둘러싼 갈등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그동안 쌓아온 전주영화제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켰다. 새로운 수장으로 고석만 신임 집행위원장이 선임됐으나, 다시 집행위원장과 직원들이 갈등을 빚어 8명이 '집단 사표'를 내 내년 영화제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를 샀다.

 

△ 쏟아졌다= 전북도가 전국 최초로 '삶의 질 정책과'를 신설해 도민들의 삶의 질을 챙기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연착륙 준비기간일 수 있겠으나, 슬로시티·마을 만들기 사업 등으로만 요약되는 '삶의 질' 개념에도 온도차가 있는 데다, 전문 인력 배치가 없어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을지 애매한 상황. 도가 '문화 복지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추진한 14곳 시·군에 파견된 문화복지전문인력'문화코디네이터' 배치와 '전북생활문화예술동호회 네트워크 협의회' 발족 또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도내 문화동호인 2500여 명을 아우른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페스티벌 역시 전국적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도가 2016년까지 40억을 투입하기로 한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은 사업 주관처인 지자체와 동상이몽이다. 도가 요구한 '제2의 홍대 거리'를 지자체가 원도심 활성화로 해석하면서 도가 제동을 걸어 차질을 빚었다.

 

△ 추웠다= 올해 전북도 문화예술진흥기금 투입된 31억. 문진금을 비롯해 무대공연작품제작, 레지던스, 해외전시지원, 상주단체 지원사업 등 더 다양해진 사업들이 더 많은 예술인들에게 혜택을 준 것처럼 보였으나, 지역 문화계는 여전히 한기가 돌았다. 공연 규모가 중소형으로 축소되면서 명분을 잃은 전북도의 브랜드 공연을 놓고 "지원기금을 그렇게 줘도 브랜드로 내놓을 만한 공연 하나를 여지껏 못 건졌다"는 일각의 푸념은 문진금 실효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해 연 문화예술지원사업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때 아닌 전북문화재단의 출범 필요성이 재점화되면서 전북 문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전주교동아트센터의 레지던스와 우진문화재단의 상주단체 지원사업이 전국 우수 사례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문화적 자긍심을 재확인했다. 전북 문단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전라북도문학관의 뒤늦은 개관은 반갑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배정한 도는 문인들의 자존심에 금이 가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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