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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콩나물 잡채 - 영양 가득·담백한 초간단 별미

잔치때 빠지지 않는 요리 간 맞출 땐 진간장·소금

 

영산댁은 이맘 때가 가장 바쁘다. 메주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새벽녘부터 일과가 시작된다. 메주 쑤는 준비는 봄부터 시작된다. 콩 씨앗을 뿌리고 한 여름 무성한 잡초·콩잎을 적당하게 제거해야 열매가 여물어가기 때문이다.

 

올해 콩 농사는 흉작이다. 모든 농산물은 조건이 맞아야 농산물이 잘 자란다. 올해는 농사짓는 기후조건이 맞지 않았다. 씨를 뿌린 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씨앗싹이 움트지 않았다. 그래서 농부들은 서너차례 씨앗을 뿌리는 힘겨운 작업을 했었다. 싹이 트고 콩잎이 무성해질 때 콩꽃이 피기 시작한다. 올해는 이 무렵에 비가 자주내려 콩 꽃 수정을 하지 못해 콩 알이 여물지 못한 것이다.

 

한 여름 농부는 콩 밭에 풀을 메줘야 한다. 서울 할머니께서는 올해 콩농사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신다. 자주내린 비로 인해 풀을 뽑고 나면 뒤돌아서서 콩밭머리를 보면 또 다시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의 싸움에서 져버렸다고 하신다. 농부가 풀과의 싸움에 지게 되면 농산물 생산량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하신다. 전년도에 비해 올해 콩 수확량이 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콩 값이 오를 것을 농부들은 감지한다. 된장을 가공하는 농가들은 초 가을부터 안절부절이다.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가공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이다.

 

올해는 콩 30가마를 수매했다. 메주 작업은 동지달부터 시작한다. 1년 농사가 겨울에 가공식품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메주를 쑤기 시작하면 메주 띄우기, 자연 건조, 된장 담그기, 된장 가르기, 항아리에 된장을 담아 3년 숙성시키기 등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된장이 소비자에게 선택 받기를 기다는 것이다. 농부라는 직업은 하늘에서 내린다고 한다.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오늘은 회관에서 송년 모임을 갖기로 했다. 마을 어르신들께서는 1년 농사도 끝났으니 우리들도 송년회를 갖자고 하셨다. "영산댁이 맛난 음식 좀 해봐"하신다. 뭘 해먹을지 며칠 전부터 고민에 들어갔다. 그런데 메주쑤는 작업을 하느라 시장에 가지 못했다.

 

냉장고에 뭐가 있나 열어 본다. 콩나물 두 봉지가 있다. 이걸로 무슨 요리를 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 재빨리 집으로 달려간다. 냉장고 열어봐도 아무것도 없다. 큰일 났네. 건어물 보관하는 항아리를 열어본다. 산나물, 들깨, 당면이 있다. 콩나물 잡채로 당첨되었다.

 

남실 할머니께서는 두부 조림을 하시고 계신다. "할매, 오늘 요리는 콩나물 잡채요" 했더니 "그런 요리도 있어"하신다. 콩나물 잡채는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잡채는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에 양념이 섞여 맛이 좋은 음식이므로 잔치 때에는 빠지지 않는 요리이다. 요즘 잡채에는 당면을 많이 쓰고 있으나 당면을 많이 넣는 것이 잡채의 본래 모습은 아니다. 잡채는 버섯을 많이 쓰고 당면을 조금 쓰는 것이 맛이 좋다. 잡채를 많이 만들 경우 당면을 삶아서 쓰면, 오래 두는 동안에 불어서 좋지 않으므로 당면을 삶지 않고 뜨거운 물에 담가서 불렸다가 볶아서 쓰기도 한다. 각각의 재료를 미리 볶는다면 기름을 많이 쓰게 되므로 전체로 무칠 때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한꺼번에 무칠 때엔 그때 넣어주면 된다.

 

콩나물 잡채는 콩나물을 많이 넣기 때문에 영양가가 매우 풍부하고 담백하다. 콩나물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다른 잡채와 달리 양파, 고추 등 부재료를 단순하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잡채를 검게 무쳐서 먹음직스럽게 하려면 진간장을 넣어서 물을 들이고, 하얗게 하여 깨끗하게 하려면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만드는 방법]

 

△ 재료: 당면, 고춧가루, 설탕, 콩나물, 간장, 대파, 들기름

 

① 콩나물을 살짝 데친다.

 

② 당면을 삶아서 찬물에 헹군다.

 

③ 콩나물, 당면, 설탕, 고춧가루, 들기름, 대파를 넣고 무친다.

 

④ 후라이팬에 데쳐 먹는다.

 

'하늘모퉁이'발효식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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