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계기 세계문화유산 등재 뜨거운 관심…아태무형유산센터 전주 이전 대전시 반대 진통…'태조 어진 국보 승격 '웃고' 내장사 화재 '울고'
국내외적으로 무형문화유산의 가치에 새롭게 눈 뜬 한 해였다. 특히 '아리랑'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무형문화유산의 전쟁'이라 불릴 만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자치단체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전주에 건립중인 국립무형유산원의 내년 개관을 앞두고 관련 기구의 전주 입지에 대한 논란도 올 핫 이슈였다. 유형문화재와 관련해서는 태조 어진의 국보 승격이 낭보였고, 정읍 내장사 대웅전 화재가 비보였다. 새로운 유물·유적의 발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술분야에서 전북지역 학자들이 전국 단위의 학회 회장으로 잇따라 선임됐고, 전북 출신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미완의 국립무형문화유산원= 내년 전주에 개관 예정인 국립무형유산원의 위상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가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문화재보호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무형문화유산법'(가칭) 제정 추진과 맞물려서다.
문화재청과 전북도·정치권 등이 전주에서 잇따라 주최한 무형문화유산법 제정 관련 토론회에서 제기된 가장 큰 쟁점은 한국무형문화유산진흥원의 신설과 전주 입지 문제. 법안에는 전주에 세워지는 국립무형유산원 외에 진흥원과 전승원을 두도록 했지만 3개 기관의 차별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자칫 정치적 이해에 따라 지역적으로 분산될 것을 지역 인사들은 우려했다.
국립무형유산원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던 아태무형유산센터를 놓고 대전시와 대전지역 예술계가 전주 이전을 반대하고 나서 파문을 던졌다. 문화재청이 전주 이전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파문이 가라앉았다.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구 전북산림환경연구소에 건립중인 국립무형유산원은 2013년도 개관 예정으로, 문화재청은 '2012 전주 아시아·태평양 문형문화유산 축제'를 통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이수자들을 초청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유산원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익산 고도지구 지정=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정지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한 해였다. 문화재청이 지난 3월 익산을 포함 4개의 고도(古都)의 역사적 문화환경을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 특별보존지구와 역사문화환경지구로 지정하면서 2015년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한 걸음을 내딛었다. '고도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바탕으로, 기초조사와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8년만에 이루어진 결실이다.
또 전북도와 충남도, 익산시 등이 참여해 재단법인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추진단을 만들어 지난 5월 문을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도내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의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남원문화원 등 지리산권 문화원장협의회가 나서 지리산권의 세계복합문화유산 등재의 당위성을 각계에 호소했다. 협의회는 추진단을 만들어 지리산권 7개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세미나 등을 통해 복합문화유산의 논리를 세웠다.
정읍 칠보면 무성서원 등 전국 9개 서원이 '한국의 서원'으로 연초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들어갔으며, 김제시는 국내 최초의 저수지 김제 벽골제에 대한 종합적인 발굴조사를 벌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태조 어진 국보 승격= 전주 경기전내 어진박물관에 소장된 '조선태조어진'이 지난 6월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돼(국보 317호) 어진의 역사적·문화적 가치와 위상이 높아졌다. 전북도가 국보지정 승격을 신청한 후 1년 8개월만이다. 위탁기관인 전주역사박물관은 국보로 승격된 어진의 위상을 살려 독립된 공간에 모셨으며, 기존 어진실에 함께 있던 세종·영조 등의 어진은 새로운 전시실로 옮겼다.
전주시와 어진박물관은 어진의 국보 승격을 기념해 일반에게 진본을 공개하고, 국보승격을 알리는 고유제와 어진봉안을 재현하는 이안행렬 등의 기념행사도 치렀다. 어진 등 조성왕실 유적이 보존된 전주경기전은 지난 6월부터 관람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에 띌 만한 새로운 유물·유적 발굴은 많지 않았다. 군산대박물관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남원 운봉고원 일대에서 대규모 제철유적을 발견했다고 학계에 보고했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사적지인 익산 왕궁리 유적에 대한 24차 발굴조사에 수로와 연못을 발견했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이 벽골제 수문 5개중 중심거 주변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그 위치를 확인한 점도 수확으로 꼽혔다.
반면 문화재는 아니지만,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지난 10월 화재로 불에 타 문화재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조선의궤·임진왜란 유물전= 145년 만에 프랑스에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조선왕실의 본향 전주를 찾았다. 국립전주박물관이 마련한 의궤의 귀환을 기념한 특별전을 통해서다. 전시를 통해 의궤뿐 아니라 의궤와 관련된 궁중 회화·인장·제기 등 조선 왕실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자리가 됐다.
전주역사박물관이 기획한 임진왜란 유물전도 신선했다. 임진왜란 발발 7주갑(420년)을 기념하기 위해 전주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전북지역 43개 박물관·미술관이 힘을 합쳐 전라도와 관련된 임란 유물 65점을 전국에서 모아 전시했다.
올해는 또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 태조~명종 실론 614책의 복본화 사업이 마무리 됐다. 전주시가 문화관광부와 공동 추진했으며, 사업 시작 4년만에 완료됐다. 국비와 시비 15억원이 투입됐으며, 실록 자체가 가진 한지의 물성을 그대로 재현하고, 현대 첨단인쇄기술을 접목해 원본의 동질성을 최대한 살렸다.
△전북 인물들 재조명= 전북의 역대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한 한 해였다. 순창군이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신경준 선생의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열었고(9월), 고창군과 판소리학회는 신재효 탄생 2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를 가졌다. 또 국립전주박물관과 도립미술관, 무주군 등은 무주 출신의 최북 탄신 300주년을 맞아 전시회와 기념관 건설을 통해 기렸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중국태령천국역사박물관간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 우석대와 일본 와세다대학간 동북아 및 한반도정세와 관련한 한일 학술대회,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의 한일 국제학술대회 등 국제 학술교류가 이어졌다.
전북지역 학계 인사들의 전국 학회장 진출이 활발했다. 이호근 전북대 교수가 한국사회정책학회장으로, 이명순 전북대 교수가 한국상담학회장으로, 곽인숙 우석대 교수가 대한가정학회장으로, 홍정표 전북대 교수가 한국디자인학회장으로, 강연호 원광대 교수가 현대문학이론학회장으로, 홍성하 우석대 교수가 한국현상학회장으로 선출된 게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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