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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계 결산 ⑨ 종교 - 4대 종단 하나 된 화합의 길 걷기

세계순례대회 1만여명 아름다운 동행…기독교 재조명 활발·천호 박물관 첫삽…템플스테이 인기·장응철 종법사 재선

▲ 지난 11월 10일 전주 치명자산 특설무대에서 열린 세계순례대회 완주 축하 기념식인 순례한마당에서 정율스님을 비롯한 종단 대표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2012년 한 해 전북 종교계의 최대 화두는 세계순례대회였다. 종단과 종파를 뛰어넘어 평화와 화합, 소통의 길을 연 세계순례대회를 통해 전북의 유서깊은 종교자원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 세계 11개 종교지도자들이 전북에 모인 세계스카우트 종교 심포지엄이 전북에서 개최되는 등 전북에서 세계적인 종교 이벤트가 활발한 한 해였다.

 

△세계순례대회= 전북의 풍부한 종교문화 유산을 연결해 만든'아름다운 순례길'을 걸으며 대화와 소통의 정신을 나누는 '2012 세계순례대회'가 지난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전북 일원에서 열렸다. 세계순례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 김수곤)가 주최한 순례대회는 전주~완주~김제~익산을 잇는 240㎞의 아름다운 순례길을 걷고,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참석한 '세계순례포럼'으로 진행됐다.

 

'아름다운 순례, 홀로 또 함께'를 주제로 한 순례대회는 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 등 4대 종단 지도자와 신도 등 1만여 명이 참가해 종교화합의 장을 연출했다.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개막식을 갖고 걸음을 뗀 도보 순례는 전주 한옥마을~송광사, 송광사~천호성지, 천호성지~나바위, 나바위~미륵사지, 미륵사지~초남이, 초남이~금산사, 금산사~수류, 수류~모악산, 모악산~한옥마을 등 총 9가지 코스로 나눠 9박 10일간 진행됐다. 코스 성지마다 각 종단 지도자들이 나와 순례객을 맞이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호응했다. 위원회측은 개인과 단체 순례객을 포함해 도보순례에 1일 평균 300명씩 총 30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세계대회 타이틀에 걸맞는 종교계 지도자들의 참여가 미흡했고, 순례에 나선 순례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4대 종단을 아우르는 방향의 길을 재정비하고 프로그램의 보완 등을 과제로 남긴 셈이다. 전북도는 '2013 세계순례대회'에 국비 1억5000만원을 확보하는 등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올해 세계순례대회 평가를 통해 나타난 대회일정 및 시기 조정, 아름다운 순례길 코스와 거점지역 조정, 지역주민 주도적 참여 문제도 개선할 계획이다.

 

△기독교= 전북 기독교계는 지역 현안 해결에 목소리를 높이고 교계 확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한 해였다. 교계는 전북의 재래시장활성화본부(이사장 백남운)를 결성해 설과 추석때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주도했다. 또 여름 수해때는 범 교단이 나서 수재민 돕기 활동을 펼쳤다.

 

전북 기독교를 재조명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이루어졌다. 전북기독교성지화사업추진협의회는 전북지역 선교 120주년을 기념해 '전북 기독교역사의 재조명'포럼을 열고 성지화사업에 대한 방향을 모색했다. 또 전북발전연구원 주최로 '전북의 기독교 근대문화유산과 서문교회'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역사성 있는 기독교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생각하게 했다.

 

일부 교계의 갈등이 풀린 한 해이기도 했다. 지난 2010년 가을 정기노회에서 임원선거를 둘러싸고 붉어진 예장 전북노회의 내홍이 온성진 목사(주님의 교회)를 새 회장으로 선출하며 수습됐다.

 

지역 교계 지도자들의 부침도 있었다. 기독교 재단의 한일장신대 이사장에 장덕순 목사(이리신광교회)가, 오덕호 목사(광주서석교회)가 각각 취임했다. 전북지역 3700여 교회를 대표하는 전북기독교연합회 제10대 대표회장에 김광혁 목사(전주대흥침례교회)가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 또 임건호 목사(전주으뜸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호남협의회(합동) 회장으로 추대됐으며, 전북지역 9개 장로교단의 연합기구인 전북장로교회연합회 대표회장으로 김문갑 목사(부안 주산교회)가 추대됐다.

 

△천주교= 천주교가 또하나의 종교적 자산을 갖는 한 해였다. 완주군 비봉면 천호성지에 성물박물관이 기공식을 가지면서다. 천호 성물박물관은 2008년 오문옥(루시아)씨가 유럽에서 20년간 생활하며 모은 성물들을 기증받은 것을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 수집된 다양한 성물을 통해 가톨릭 신앙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지역사회의 고유한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다. 총 공사비 26억원을 들여 2013년 8월 완공될 예정이다.

 

교계 경사도 잇따랐다. 이병호 전주교구장(주교)이 10월7일부터 28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에 한국 주교회의 대표로 참석해 세계복음화를 역설했다. 또 '거리의 신부'로 불리는 문정현 신부(전주교구 원로사목)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2012 광주인권상을 수상했다.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몸을 던졌던 박창신 신부가 은퇴했으며, 한국 교회사와 전주교구사 연구에 많은 발자취를 남긴 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진소 신부도 사제직에서 물러났다.

 

△불교= 힐링의 대세 속에 템플스테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김제 금산사와 고창 선운사가 2012년 외국인 템플스테이 상시운영 사찰로 선정돼 연중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금산사는 체험자들을 대상으로 108배, 참선, 반야심경, 사경, 발원문 작성, 야생 차 만들기, 스님과의 대화 등의 프로그램을 펼쳤다. 또 문화인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고 콘서트와 퓨전 국악공연도 진행했다. 선운사는 타종체험, 낙조트래킹, 도솔암 포행, 차담 등의 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사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교계 원로인 금산사 회주 월주 스님이 지난 4월 금산사 조실(祖室)로 추대된 것도 불교계 뉴스였다.

 

지난 10월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돼 사찰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일본 조동종 승려들과 동지회 회원들이 군산 동국사에 전쟁에 가담했던 과오를 참회하는 '참사문비'를 건립해 눈길을 끌었다.

 

△원불교= 경산 장응철 종법사가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에 재선출돼 6년간 더 원불교를 이끌게 됐다. 장 종법사는 원불교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회 투표에서 2/3 이상 선택을 받았다. 장 종법사는 당선사에서 "모두가 함께 개교 100주년을 준비하고 대종사님을 비롯한 선영의 뜻을 이어 제2의 창립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원불교는 또 세계종교인들의 화합을 주도하기도 했다. 한국스카우트 원불교연맹이 주관한'제4회 세계스카우트 종교심포지엄'을 통해서다. 지난 8월 원광대에서 열린 이 심포지엄에는 세계 20여 개국 11개 종교 지도자 및 스카우트 지도자 등이 참석해 종교간 화합을 과시했다. 세계 스카우트 종교심포지엄은 3년마다 개최되는 행사로, 2008년 제38차 세계총회 종교협회에서 스카우트운동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한 활동을 인정받은 원불교연맹이 제4차 개최국 연맹으로 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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