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에 가면 꼬부랑 콩나물이 대세다. 자연스러워 보여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도 몸에 좋을까. 정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콩나물 공장에서 꼬부랑 콩나물을 키우기 위해 며칠 자란 콩나물 통을 뒤집어놓을 뿐이다. 다듬기 번거롭고 모양도 별로 나지 않는 꼬부랑 콩나물로 마케팅하는 업체들의 '잔머리'가 놀라울 뿐이다.
최근 전주콩나물영농조합(조합장 양동혁)이 대상 FNF(주)(대표 이상철)와 '종가집 전주 콩나물' 브랜드로 전국에 유통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흔하디 흔한 콩나물이 얼마나 맛이 차별화될까 싶지만은 전주콩나물이 그만큼 인정을 받는 데에는 전주콩나물을 키워내는 과정이 달라서다.
본래 콩나물은 콩나물 시루 위에 물을 부으면 콩나물이 먹고난 뒤 그 아래 물받이 통으로 내려온 물을 다시 붓는 과정을 통해 컸다. 특히 가장 맛있다는 서리태 콩나물에 들어갔던 녹두포 샘물은 수질이 우수했을 뿐만 아니라 지하수이기 때문에 수온이 사계절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어 콩나물 재배에 적합하기도 했다.
그러나 콩나물에 물을 붓는 결정적인 이유는 콩이 싹을 틔워 자라면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열을 두면 콩나물이 썩거나 줄기가 고르게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콩나물 공장에서 물을 듬뿍 줄 수 없자 영양제 혹은 방부제 등을 넣어 이 문제를 해결해오곤 했다. 맛에 예민한 옛 어른들이 콩나물 맛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타박했던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주콩나물영농조합법인의 콩나물은 다르다. 이틀에 한 번 콩나물을 물속에 푹 담가 성장열을 낮추고 산소를 공급해 콩나물 줄기가 고르게 자랄 수 있게 해준다.
전주의 농가와 무농약 콩 재배 계약을 하여 이를 원료로 쓰기도 한다. 콩과 물 외는 어떤 것도 들어가지 않은 셈이다. 이것이 바로 전주의 유명 콩나물국밥집에서 전주콩나물영농조합의 콩나물을 쓰게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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