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부터 시작해 올해 12월을 끝으로 본보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연재해온 그는 "그래도 우리말의 중요성이 전보다 많이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아름다운 우리말'은 2년4개월간 외래어·한자로 점철된 환경에서 아름다운 우리말의 맨 얼굴을 보여주면서 안팎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기획물. "가는 곳마다 좋은 일 한다며 격려를 참 많이 받았다"는 그에게 심심치 않게 봉사단체에서 기부하라는 전화까지 걸려올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국적 불명의 용어를 자주 쓰는 언어생활은 예전 상황으로 되돌려놓기 힘든 게 현실이지만, "그래도 알고 안 쓰는 것과 몰라서 못 쓰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는 의료·법조계에서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부터 공문서를 작성하는 법까지 강연 요청을 해와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진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게 반가웠다. "다방면 지식을 두루 쌓을 수 있었다"는 점도 뜻 깊었다. 미술·음악·경제·스포츠까지 두루 섭렵해야만 가장 적합한 우리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씁쓸한 순간도 물론 있었다.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우리말을 쓰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했다가도 친구들만 만나면 곧바로 예전 언어로 돌아가는 일을 수없이 봤다. "우리말만 사용하면 잘난 척 한다고 왕따 당한다"며 하소연하는 아이들이 어디 한 둘이었던가.
그렇다면 우리말 쓰기를 곤란해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그럴싸한 대안은 없을까. 그는 이들에게 시를 자주 읽어보도록 할 것을 권했다. 특히 전북을 대표하는 김용택·안도현 시인의 시는 누군가의 가슴에 잘 꽂힐 뿐더러 우리말의 민낯을 살펴볼 수 있는 시라는 점에서 적극 추천한다고 했다. 덧붙여 신년을 맞는 독자들을 위해 '새내기 정신'으로 돌아가자고도 했다.
"예전엔 대학교 막 들어간 '신입생'을 두고 '프레쉬맨'이라고 했고, '동아리'를 '써클'이라고 불렀어요.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와 진보가 격돌해 불통하는 모습이 연출됐으니, 모두에게 '새내기'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이 필요할 겁니다.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려면 야당이나 여당이나 '동아리'와 같은 연대가 필요할 테구요."
그는 2013년이'갈등'과 '상처'를 '봉합'하는 한 해가 되기를 주문했다. 쉽지 않지만 이뤄야 할 가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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