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9:48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채석강

서정임

▲ △서정임 시인은 남원 출신으로, 2006년 계간 '문학. 선'으로 등단.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가 있다.
그동안 틈만 나면 떡살을 얹어 온

 

대를 잇는 떡집이다

 

비 오는 날 거대한 떡이 익어가는 김이 오른다

 

먼 백악기부터 공룡들과 따개비와

 

고속도로를 달려와 거친 숨을 몰아쉬는

 

갯강구 같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시간을 사서 들고가는 저 오래된 떡집

 

떡이 익어가는 냄새를 맡는다

 

내 어머니의 어머니를 읽는다

 

차마 멀리 썰물에 쓸려 보내지 못한 채

 

한 알 한 알 알갱이로 가슴에 박힌 사연을

 

켜켜이 쌓아둔

 

그리하여 끝끝내 변산반도에서

 

떡시루에 김 모락모락 피워 올리는

 

그 뼈아픈 회한을 읽는다

 

두 팔 걷어 올리고

 

오늘도 거대한 시루에 떡살을 안치는

 

누군가의 손길이 바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