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관립 국악단 -국립민속국악원 '생활 속 숨쉬는 국악' 브랜드 공연 강화…전북도립국악원, 3D 영상에 뮤지컬 요소까지 새로운 창극
변신일까, 변절일까. 이런 의문이 드는 새로운 발상의 공연을 전북도립국악원과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준비 중이다. 전국 국악계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전북에서 이들이 내놓는 신년 계획만 잘 살펴봐도 올해 도내 국악 공연이 풍작인지, 흉작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아리랑 소재 현대 창작극·내년 120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 무용극 시도
외부 심사위원들을 위촉해 깐깐한 평가까지 곁들인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의 새로운 시도가 식상한 공연에 지친 도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도립국악원의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정기·기획 공연이다. 단원 부족의 기근을 겪더라도 공연을 올리지 않을 수도 없는 일. 먼저 창극단(단장 송재영)이 6·25 이후 어머니들의 삶을 현대적 창극으로 재탄생시킨 '어매 아리랑'(5월)으로 눈길을 끈다. 3D 영상은 물론 창극에 뮤지컬 요소를 가미시켜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창작극을 시도 중이다.
창극단의 순회공연 '흥부전'은 흥부와 놀부의 화해 이후부터 이야기를 거꾸로 시작해 고사 성어 대신 쉬운 현대어로 흥부전을 풀어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내년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무용단(단장 문정근)의 '파랑새'는 자유·평등에 뿌리를 둔 동학농민군의 함성을 되살려 의미를 더한다. 관현악단(단장 류장영)의 정기 공연'전북의 산하 취추풍'(11월) 역시 전북의 아름다움을 총천연색 무대로 전할 듯.
지난해 전국 최초로 '국악계 엘 시스테마'로 선보인 '바람꽃 오케스트라'가 드디어 올해 첫 공연(미정)을 선보인다. 적극성이나 집중력이 떨어졌던 아이들이 매주 일대일 교육을 통해 활기를 되찾아가는 사례의 발견은 어렵사리 사업을 진행 중인 국악원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얼마 전 돌연 사직해 공석 중인 학예연구실장은 당분간 서경숙 학예연구사 대행 체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국악원은 최근 불거진 도립국악원 단원 보강 요구와 맞물려 학예연구실장도 채용할 것이라는 어림짐작만 하고 있을 뿐, 단원 충원에 회의적인 전북도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더욱이 안팎에서 지적한 불분명한 역할론을 잠재우기 위해 관련 없는 업무가 가중되어온 학예연구실로서는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봉착해 있다.
△ 창극 브랜드 공연은 흥부전·완창 발표회'판소리 마당' 신설 등 노력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은 올해 '생활 속의 숨쉬는 국악, 민속음악으로 신명나는 세상'을 내걸었다. 시민들이 품격 있는 전통예술공연을 즐기도록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단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판소리 다섯 바탕의 창극 레퍼토리를 구축하고자 매년 새로운 창극을 시도하는 국립민속국악원은 '춘향전'(2011), '심청전'(2012)에 이어 올해 '흥부전'으로 완성한다. '흥부전'은 10월에 열리는 남원 흥부제에서 초연되며 국립국악원·국립남도국악원에서도 선보여 브랜드 공연 발전 가능성을 타진한다.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지 10주년을 맞는 올해를 기념코자 국립민속국악원은 완창 발표회'판소리 마당'을 신설해 우리 판소리의 계승·보존의 뜻을 이어간다. 올해로 3년 째 진행되는 광한루원 음악회는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좋아 지난해 12회에서 올해 23회로 확대키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국립국악원이 시도한 '2012 꿈의 오케스트라 - 한국형 엘시스테마 활성화' 일환으로 국립민속국악원은 지난해 어린이 창극단(35~40명)을 꾸렸다. 남원을 비롯해 순창·거창·함양에서 부모들을 대동하고 방문하는 아이들로 인해 부모와 자녀가 세트로 각각 국악 수업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신진 국악인을 발굴하고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젊은 풍류'가 기다리고 있고, 국립국악원과 국립남도국악원·국립부산국악원이 기획한 창극 브랜드 공연을 다른 지역에서도 소개한다. 각 지역으로 찾아가 우수한 공연을 선보이는 '국악을 국민 속으로'와 오지 학생들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즐거운 국악 산책', 지난해 이동 무대 차량으로 환호를 받은 '달리는 국악무대'는 우리 소리를 싣고 더 많은 소외계층을 찾겠다는 국악원의 의지를 반영한 것.
더불어 국립민속국악원은 민속 음악의 전승과 보존을 위한 학술 연구, 개원 이래 역사와 실적을 정리한 국립민속국악원 20년사 발간 등 연구사업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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