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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계획 세운 문화재단, 속내는 '부글부글'

전주, 열악한 근무여건 직원 4명 사표 / 익산, 2개월 내홍 끝 市 주도 조직개편

최근 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에서 일하던 직원 4명이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사표를 낸 천년전주 명품사업단 최용관 팀장,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한 경영지원팀 김주섭 팀장과 소속 팀 안대형씨, 문화사업 홍보팀 문신씨다. 거의 4년부터 7년까지 꽤 오랜 시간을 재단에서 보낸 직원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간 경우는 이례적. 이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자세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변에선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 강도, 비전 부재 등을 꼽고 있다.

 

일단 전주문화재단 직원들이 받는 급여는 익산문화재단과 비교하더라도 낮다. 전주의 경우 팀원 연봉 하한선은 1700만원부터, 익산의 경우 1900만원부터 시작된다. 재단 초기부터 재직한 김씨를 제외한 안씨와 문씨의 경우 4년 가까이 2년 단위로 팀원 재계약만 됐을 뿐, 팀장으로 승진될 가능성도 불투명했다.

 

다른 지역 문화재단과 비교하더라도 전주·익산문화재단 인력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전주문화재단 팀장·팀장 대우의 연봉 하한선이 2500만원인 반면 비슷한 도시 규모의 경주문화재단 팀장 급은 2700만 원 선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열악한 임금이 전주시가 전주문화재단을 다소 평가 절하하는 태도와 겹친다는 데 있다. 시는 정책 연구는 재단의 전문성을 못 미더워해 시청 내 전문직으로 고용된 공무원, 전주시정발전연구소에 거의 일임한다. 오히려 재단은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을 통한 사업 운영을 전담시키는 쪽.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단 내 직원들은 성과내기 위주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재단은 다른 단체에서도 충분히 진행 가능한 백화점식 사업으로 오히려 민간과 경쟁하는 듯한 구도를 만들게 된 것. 재단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도 지역 문화계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익산은 거의 2개월에 거친 진통 끝에 지난 15일 조직 개편을 확정했다. 1국 2실 5팀(문화예술사업국 정책연구·경영기획실 등) 체제로 운영된 재단은 겸직 등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국 3팀(문화예술사무국 경영관리·문화정책·예술지원팀)으로 만든 것. 정책연구 기능이 없었던 정책연구실 존폐론이 한 때 논의됐다가 문화정책팀으로 일이 이관되면서 명맥은 잇게 됐으나 전주시처럼 시정발전연구소도 없는 익산의 경우 새로운 문화정책을 내놓아야 할 부담이 생겼다. 18일부터 문화예술사무국장은 이태호 前 정책연구실장, 경영관리팀장은 김진아 前 문화예술사업국장, 문화정책팀장은 백종옥 前 문화사업팀장 등이 맡게 된다.

 

여기서도 시가 재단을 관리대상으로 봤다는 데 문제가 있다. 조직 개편과 관련해 각 실·국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사회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익산시가 직접 팔을 걷어부치면서 봉합된 것. 이사회가 당시 시장·상임이사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바통을 넘기긴 했으나, 시가 재단에 내부 의견을 수렴해 조직개편안을 만들어오라고 지시한 결과 교통정리가 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가 재단을 독립법인체로 보지 않고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단체로 본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기운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담당자는 "시는 그간 재단의 사업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았다. 시가 간섭을 한다 안 한다를 논하기 전에 재단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려는 노력이 먼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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