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류장영) 단원들의 눈은 퀭하다. 창작국악곡에서 정악이라는 의외의 '돌직구'를 선택한 류장영 단장을 비롯해 단원들이 연주회를 코앞에 두고 비상이 걸렸다. 현란한 기교도 없고 몰아부치는 빠른 템포도 없는, 어찌보면 차분한 분위기로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관건.
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리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신춘음악회 '춘색만당'(春色滿堂)은 여러 모로 의미가 깊다 . "잘해봐야 본전"일 수 있는 정악을 시도하면서 난해하기로 유명한 곡들까지 호기있게 내놓기로 했다. 류장영 단장은 "새로운 시대를 차분하게 맞고자 풍류의 품격과 격조를 갖춘 아정한 음악에 타악을 가미한 정중동의 공연"이라고 이번 무대를 요약했다.
봄의 역동성을 노래하는 '춘무'(작곡 박범훈)로 활기차게 시작되는 무대는 '이화춘풍 새봄이 들어'(작곡 류장영)로 이어지면서 박영순(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부수석)의 '춘향가'를 통해 새봄을 맞기 위해 고난을 이겨내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 희망의 선율을 전한다.
강 위에 달이 노니는 풍광을 통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위은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수석)의 거문고 협주곡'강상유월'(작곡 오혁)이나 이 시대의 여류 가객 강권순의 탁월한 가창력을 보여주는 '청산별곡'(편곡 류장영)과 '산천초목'(작곡 김대성)은 자연을 관조한 한국 음악의 정수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무리가 없다. '청산별곡'은 문헌에만 전할 뿐 악보가 없어 '시용향악보' 악보를 역보한 뒤 관현악 반주로, '산천초목'은 제주도 민요'산천초목'을 애틋한 선율로 편곡하는 공력이 요구됐기에 뜻깊다. 류 단장은 '청산별곡'을 두고 "아름다운 우리 선율이 일제에 의해 왜곡 돼 그것을 바로 잡기 위해 시도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임재원 명인(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 정악·서울대 교수)이 신석정 시인의 '대바람 소리'에서 악상을 얻은 '대바람 소리'는 정악의 장중함과 우아함을 표현해 웬만한 대금 연주자는 소화하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 곡. 대금 연주자들이 가장 아끼는 곡이자 대금 협주곡 중 완성도가 높은 곡으로 꼽힌다.
전통 타악기를 중심으로 우리 가락의 깊은 울림을 표현한 '울림'(작곡 김아성·안무 문정근)은 경쾌한 가락으로 흥이 절로 나는 무대로 갈무리시킬 듯 보인다. 문의 063)290-5539. www.kukakw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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