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동은 학이 깃든다는 유래로 시작된 마을이지만, 지금은 전주천을 사이에 두고 한옥마을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변변한 빌딩 하나 없이 이발소와 철물점, 선술집, 양은그릇가게, 양복점, 옷 수선집, 쌀집, 세탁소, 고물상 등이 있는 전형적으로 낙후된 변두리. '서학동사진관'은 거기서도 골목으로 들어가 주택가에 들어선 공간이다.
개발되지 않은 서학동의 현재 자리에 공간을 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갤러리나 전시관 등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사진관'이라는 이름을 고집했다. 사진 찍는 일을 영업으로 삼을 때 사진관이라고 하지만, 그의 사진관은 사진으로 소통하는 장소로서 전시장 및 사진 체험의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왜 사진관이라는 간판을 붙이는가를 굳이 묻는다면 사라지는 구식 사진관의 오마쥬라고나 할까, 아니면 갤러리나 전시장의 이름보다는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숙한 이미지를 제시하자는 뜻도 있습니다. 디지털시대에 조금은 늦게 가는 사진 공간으로 보다 더 친숙하고 다정다감한 곳으로 다가서고자 합니다."
사진관은 개관전으로 '우리 동네(Our Town)'를 준비했다(14일부터 4월 25일까지). "'우리 동네'는 고층빌딩으로 뒤덮여 화려하거나 세련되지 못하고 변두리에서 작고 사소한 것에 익숙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또 내 의식의 '우리'는 주요범주 밖의 소소한 것이며 '동네'는 공동체의 근원을 상징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전주대교 대학원 공연영상학과 사진전공자 김창곤·류철희·성창호·황태문씨 등 4인이 개관전 작가로 참여한다. 현대의원 원장이기도 한 김창곤씨의 작품은 도시 개발에서 낙후된 서학동 골목에서 켜켜이 엉켜있는 삶의 고뇌를 주술로 풀어가는 서민들의 삶의 한 단면을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보여 주고 있다. "가장 오래된 주술문화와 가장 현대화된 복제술인 사진이 공존하고 있다.
류철희씨는 젊은 날의 추억과 자신의 흔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서학동 골목길의 비오는 밤의 풍경을 그렸고, 현대 사진미디어 연구소 연구팀장인 성창호씨는 밤의 풍경을 주 소재로 삼았다. 완주중 교사인 황태문씨는 서학동에서 가장 성실하게 살고 있지만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오픈식은 14일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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