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정년 뒤 훈몽재서 하서선생 뜻 이어 / "많은 현대인들 유학 공부로 깨달음 얻기를"
"맹자 왈~~ 사숙위대요~ 사친위대하니라…."
(맹자 말씀하시길, 무엇을 섬김이 큼이 됨이요? 어버이를 섬김이 큼이 됩니다)
"하서선생은 태양과 별처럼 빛나는 위대한 분이시지만 저는 칠야삼경(漆夜三更, 캄캄하게 어두운 한밤중)의 반딧불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순창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순창군 복흥면에 위치한 훈몽재에서 지난 2011년부터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충호 산장(66).
김 산장은"내가 단국대학교에서 24년동안 근무하고 정년한 뒤에 강원도 산중에서 산동서당을 지어놓고 강학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훈몽재를 복원하기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지. 하서선생은 우리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배양이 되신 훌륭한 분이어서 평소에 존경하는 인물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그러던 차에 순창군에서 네차례나 강원도까지 올라와 후학을 키우는 일을 맡아달라고 하는데 그런 훌륭한 강당에서 인재를 키워내는 것도 말년에 큰 보람이 있는 일이라 느껴서 흔쾌히 결정하게 됐다"며 순창 훈몽재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김 산장은 특히 "방학이면 유학관련학과 대학생들이 훈몽재를 찾아 단기반이나 장기반 등의 수학을 하고 있다"며"이렇게 시작된 훈몽재 산장 역할은 매우 보람된 일이다"고 말했다.
김 산장은 또 "학생들이 배운대로 잘 외우고 실천하고 공부 진도가 날마다 일취월장하면 내가 매우 기쁘다"며 "특히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박사가 되어서 교수를 발령받아 나간다든지, 감사하다고 인사를 오게 되면 내가 더 한없이 고맙고 즐거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김 산장의 유학과의 처음 인연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부터 시작됐다.
광주광역시 출생인 그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가야 되는데 유학을 공부하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중학교를 가지 말고 유학공부를 해서 문중 조상들의 유업을 계승해야 된다는 엄명을 내렸다.
장남이었던 김 산장은 뜻을 어기지 않고 서당에 가서 유학공부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한평생을 유학공부에만 전념했다.
김 산장은"반듯한 마음으로 반듯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곧을 직이이다"며 "정직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바로 유학의 기본 정신이며 그런 사람이라야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산장은 "요즘은 그런 교육을 안받으니까 도덕이 땅에 떨어져 세상이 어수선해지는 거고 논어 맹자를 배워야 큰 사람이 돼. 훈몽재에 와서 공부하면 하서선생의 깨끗하고 맑은 정신을 배우는 거지. 그런 정신을 배우면 훌륭한 인물이 쏟아져 나올 거라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선최고의 명문학당인 훈몽재 옛터에 오랜 시간과 염원이 함께 모여 복원된 훈몽재에서 하서선생의 뜻을 기리고 그분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김충호 산장은 순창관내 사람을 비롯해 많은 현대인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깨달음의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훈몽재는 하서 김인후 선생이 명종 3년(1548년)에 순창 쌍치 점암촌으로 이주해 초당을 지어 훈몽재라 이름을 짓고 후학을 양성한 곳으로 지난 2009년 11월 쌍치면 둔전리에 훈몽재, 자연당, 양정관, 삼연정 등 4동이 중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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