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소' 16년간 85만명 관람 성공 / 공연단체 "지역 작품 상품가치 높여야"
(재)명동·정동극장이 2011년부터 경북 경주에서 올리고 있는 '미소 2-신국의 땅, 신라'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소 2'는 정동극장이 16년 간 85만 명 이상의 찾은 '미소' 성공에 힘입어 문화부의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 사업 일환으로 경주의 브랜드 공연으로 내세운 것. 자그마치 37억이 투입된 '미소 2'의 지난해 성적표는 관람객 6만6763명, 객석 점유율 45%. 비교적 선방을 한 편이나 700석 이상되는 공연장의 객석 점유율을 높이는 게 난제다. 극장 측은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브랜드 공연에 회의적인 경주시의회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유병희 명동·정동극장 전략기획TF팀 부장은 "상설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예산 지원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자체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북 브랜드 상설 공연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연구조사를 진행한 전발연은 주 7회(연 360회) 실내공연과 주 8회(연 150회) 야외공연으로 분류해 손익분기점을 계산한 결과 연간 운영비 30억에 관람객 326명, 객석 점유율 32.6%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발연은 관광객들이 브랜드 공연 관람료로 쓰는 35억 외에도 숙박비·식비·기념품 구입비 등에 49억을 더 쓸 수 있다고 봤다. 공연 콘셉트·스토리 등을 제외하고 규모만 놓고 보면 중국의 '인상 시리즈'·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대규모 공연은 전북의 현실에서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지역 문화계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법한 브랜드 상설 공연 제작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는 브랜드 상설 공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도가 의도했던 새로운 창작공연을 제작하는 대신 지역의 공연을 재발견해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원을 해달라는 주문에 가깝다. 예술성 보다는 대중성을 갖춘, 쇼(show)와 같은 공연을 전북에선 찾기 힘들다는 전북도와 매년 올려지는 창작공연이 일회용에 그쳐 대중들이 원하는 공연으로 다듬어지는 과정이 생략되는 데 불만을 갖는 공연계의 엇갈린 입장이기도 하다.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과 같이 전주·임실·익산·고창에서 지역적 소재를 접목시킨 공연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듯 각 지역의 공연이 자리를 잡는다면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전북도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을 통합시킨 '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을 만들어 6월부터 관련 쟁점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설공연추진단은 초반에 거론됐던 국립무형유산원 대신에 228석 규모의 한국전통문화전당만 타진해둔 상황. 그러나 전발연이 제시한 공연제작비 30억(공연장 리모델링비 20억 포함)에서 현재 5억만 확보 돼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대 제작비·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공연에 투입되는 순수 제작비는 2억에 그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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