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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어은동마을 정착 임종남씨 부부】"45년 어머니의 손맛 그대로 된장·청국장 담가요"

인터넷쇼핑몰 판매망 구축 / 연간 1억 5000만원 매출 / 마을간사 맡아 주민화합 앞장

▲ 진안 어은동마을에서'순애할매농장'을 운영하는 임종남·윤혜경 부부가 된장·청국장 제품을 소개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대한민국 농촌은 역사상 세 차례의 귀농 경험을 갖고 있다.

 

첫 번째가 일제강점기에서 일어난 브나로드 운동이고, 두 번째는 70~80년대 농촌운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생태귀농이다.

 

특히 최근의 귀농자 특징을 보면 유기농업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생태 공동체의 마을 만들기에 꿈과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진안의 정책과 미래상에 일치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귀농관련 전문가들은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진안을 귀농1번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 귀농, 꿈과 현실의 차이

 

올해로 귀농 11년차인 임종남씨(40). 그는 토종 도시남자이다. 전주에서 태어나 학교도 모두 전주에서 나왔다.

 

아내 윤혜경씨(38)를 만나 맞벌이 부부생활을 하던 그가 귀농을 생각한 것은 딸 채은(11)이가 태어나면서다.

 

그는 "우선 삭막한 도시생활이 싫었고,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2003년 10월 서른 살의 젊은 나이로 그는 가족과 함께 진안읍 어은동마을로 귀농했다.

 

어머니가 하고 있는 장류 사업에 뛰어들 결심을 하고 내린 결정이어서 진안의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농촌생활은 생각과 많이 달랐다. 마을 어르신들과의 관계도 어색했고,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임씨 가족에게 처음해보는 농촌생활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40kg 짜리 10포대 정도의 적은 양으로 청국장과 된장을 만들었지만, 판매하지 못했다. 임씨는 "45년 동안 전주에서 소규모로 장류 판매를 하고 있는 어머니의 가업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장류사업을 시작했지만, 한 3년간은 재료비 값도 못 벌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 인터넷쇼핑몰 주문 제품을 용기에 담고 있는 모습.

# "순애할매된장입니다"

 

힘들어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장'을 담글 때면 어머니를 모셔와 45년 손맛의 비법을 배우고, 어은동 깊은 계곡 물을 끌어와 사용했다.

 

홈페이지도 개설하고 아내가 생각해낸 '옥션', '지마켓' 등 인터넷쇼핑몰에 상품을 올려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로확보에도 변화를 줬다.

 

그러면서 서서히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2006년부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현재는 연 4~500개의 된장과 청국장, 청국장환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연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 마을의 두뇌이자 머슴 '마을간사'가 되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마을주민들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했다. 더불어 사는 농촌 마을에서 이웃과의 관계는 도시와 달리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진안군에서는 젊고 능력 있는 인재를 마을간사로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신청했다. 마을간사는 진안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뒷받침하며, 마을의 두뇌가 되어 마을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마을의 머슴이 되어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도 한다.

 

그는 간사로 활동하며 마을 화합에 힘썼다. 크고 작은 행사마다 찾아가 일을 거들었다. 마을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주민들 의견을 모아 마을사업계획을 세우고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만들기사업에 공모해 1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데도 큰 공을 세웠다.

 

그는 "아직도 완전히 정착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제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을 만큼 진안이 좋아졌다"며 "귀농 초반에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전주에 나가 친구도 만나고 했는데, 지금은 3달에 한번 나갈까말까 한다"고 말했다.

 

▲ 임종남씨가 된장 숙성 상태를 입맛으로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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