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은 이미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트렌드가 됐다. 휴대폰과 컴퓨터가 융합해 스마트폰을 만들어내더니 여기에 많은 기술과 서비스가 계속 융합해 새로운 무언가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융합은 기술과 산업분야는 물론 학문, 예술,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급속하고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나의 문화가 다른 문화 또는 기술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도 드물지 않은 일이다. 슈렉, 라이온킹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크게 흥행에 성공한 드림웍스의 창업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성공비결에 대해 "콘텐츠를 변화시킬 미래기술에 주목하고, 무엇보다 스토리가 중요하며 소비자를 상사(上司)로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을 강력한 전달 수단으로 보고 이를 잘 활용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캐릭터 한류의 대표주자인 '뽀로로'는 초기 TV 방영물로 시작했으나,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첨단기술과 융합해 세계 120개국 어린의 사랑을 받으며 5조7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냈다고 한다. 문화콘텐츠의 시대, 융합의 시대인 것이다.
전북지역은 다양한 유·무형 문화가 살아있는 전통문화의 중심지이다. 전통가옥의 아름다운 선을 간직한 한옥을 비롯해 사군자와 산수화로 미술적 가치를 높인 합죽선, 고전 문양의 섬세함이 살아있는 옻칠공예가 대표적이다. 또한 오색 재료의 향연 전주비빔밥과 민족의 한과 얼이 담긴 대서사시 판소리까지 그 양과 질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뛰어난 명실 공히 문화예술의 본고장이다.
우리 고장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전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과 공유하고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와 다른 문화 또는 첨단디지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판소리를 벨칸토 창법이나 재즈로 노래하면 어떨까. 오페라나 K-팝을 판소리 창법으로 부르면 어떨까. 판소리 다섯마당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것은 또 어떨까.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것들을 유튜브 등 SNS매체에 노출해 내·외국인들이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와 문화, 문화와 IT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 육성이야말로 지역경제 발전은 물론 국가성장에 기여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파란 눈의 지구 반대편 소년·소녀들이 한국말로 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울고 웃는 모습은 그다지 놀랍지 않은 광경이다. 우리 고장의 아름답고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가 첨단디지털 기술과 만나 문화융성의 구심점이 돼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을 정교하게 비벼내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일어날 수 있다. 전주는 비빔밥의 본고장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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