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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귀한 일주일

김광휘 전라북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

벚꽃이 삼천변에 만개한 지난 10일 아침, 몹시도 춥더니 급기야 행사를 하는 도청광장에 눈발이 비쳤다. 봄꽃이 만발한 4월 중순에 내리는 눈, 이 보다 더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을까?

 

요즘처럼 기후에 관해 많이 언급되는 시기는 없었다. 눈은 일찍 오기 시작해 많이 오고 늦게까지 내린다. 비는 내려야할 시기에는 종적을 감췄다가 일단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폭포수처럼 쏟아져 산을 헤치고 들을 범람케 한다. 모든 만물에 생명을 주는 봄은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짧은 시간에 여름에 길을 내준다. 가을 또한 그렇다. 낙엽이 지는 듯하다가 이내 겨울이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은 적응하기 어렵고 우리의 인식과 머리는 혼란스럽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북극 얼음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남태평양 투발루라는 섬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대륙에 걸쳐 사하라화가 급격히 진전되고 있다. 사람들이 걱정하고 학자들이 경고를 쏟아낸 지 이미 오래이며, 국가간에도 기후변화를 줄일 묘책을 짜내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선 인간의 욕망을 줄이거나 억제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이제 개발의 혜택을 막 맛보기 시작한 중국과 인도 국민들에게 차도 타지 말고 에어컨도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할 수 있겠는가? 미국인들에게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라고 아무리 요구해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들이 누려온 물질적 풍요를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부에서는 규제를 이야기하지만 환경규제가 환경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다만 규제를 통해 환경문제를 어느 정도 저감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후변화를 막거나 늦추는 방법일까? 그 해답은 우리 인간에게 있다. 인류가 더 편하게 잘 살아보자는 문명지향적 유전자가 끊임없는 경제성장전략을 취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기후변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도 역시 인간이 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시시대로 회귀하자는 주장이나,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하자는 대안 모두 적절치 않다고 한다.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고통스럽지만 지속적인 실천과 같은 문명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2008년부터 4월22일이 포함된 전후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지구를 구하는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 슬로건은 '350 캠페인'이다. 현재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90ppm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 높은 이산화탄소 농도로 인해 지구 곳곳에서 이상 기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노력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으로 낮춰야만 지구가 살기 좋은 곳이 된다는 뜻에서 전 세계 188개국에서 펼치고 있는 기후변화 방지캠페인이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까지 내리자는 이 실천운동이 기후변화주간에만 반짝하는 일회성이 돼서는 안 되겠다. 지구는 인류에게 무한정 자원을 제공해주는 보물창고가 더 이상 아니다. 이 하나뿐인 지구는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들도 오랫동안 살아가야할 터전이다. 성장이 계속돼 온 시대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 지금,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작은 실천이다. 일상의 삶 속에서 실천되는 노력들이 모여서 물결이 되고 사회운동이 되어 지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년 중 가장 귀한 일주일, 우리 모두의 깊은 공감과 참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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