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 서예가 김종대·동양화가 박인현·사진가 안봉주씨
학창시절 '세 친구'는 같은 학교에 다녔다. 수 백 명의 동창생 중 서로 얼굴만 아는 정도였다. 졸업 앨범에서조차 수십 페이지를 넘겨야 서로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졸업 후 '세 친구'는 각각 다른 길을 걸었다. 그리고 40년이 지나서야 이들은 목련꽃 그늘 아래 다시 모였다.
서예가 김종대(54) 동양화가 박인현(55) 사진가 안봉주(54)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전북대예술진흥관에서 '세 친구 목련꽃 그늘 아래서'전을 연다(오픈식 30일 오후 6시).
음악시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로 시작하던 노래를 부르던 까까머리 소년들은 중년의 신사가 됐다. 시간의 깊이만큼 이들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세계는 중후하다.
김종대는 농대를 나와 젖소를 키우다 서예가가 된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서예와 문인화에는 흙 냄새 나고 소박한 시골 농부 티가 묻어있는 순박한 품성이 담겼다. 절제된 필법 속에서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그는 "친구처럼 잊어버리지 않고 서예작업을 계속 했었다. 그러다보니 추억 속 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 출생인 그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강암서예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강암연묵회·진묵회·건지동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인현은 자연의 생명력을 우산에 빗댔다. 그는 한국화로서는 보기 드문 풍광을 담고 있다. 우산을 배경으로 커다란 사과가 등장하는가 하면, 소나무에 솔방울처럼 우산으로 뒤덮기도 한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고 교감하는 세계. 그는 "펼쳐졌다가 다시 접혀지는 우산은 자연의 생명력이자 우리네 인생"이라고 했다.
전주고와 홍익대(한국화 전공)를 졸업하고 1989년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2004년 벽공미술대전 제1회 초대작가상, 2009년 한국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안봉주의 사진세계는 끈기와 열정으로 압축된다. 자연과 생태를 담아온 그는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하루를 꼬박 한 자리에서 보낸 날의 연속이었다. 이런 그의 열정은 사진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기다림의 미학으로 포착한 생동감 넘치는 사진 20여점이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제30회 대한민국전 입선·전라북도 사진대전 초대작가상·한국사진협회 이달의 보도사진상·한국보도사진전 우수상 등을 수상한 그는 현재 전북일보 편집국 부국장· 우석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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