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다양한 정보습득 짧은기간 내 성공할 수 있었죠"
낮에는 호미로 밭을 갈고 밤에는 초롱초롱한 별을 보며 사랑하는 이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 간다는 임실군 청웅면의 귀농인 김종규씨(50).
△직장인에서 농부가 된 사연
귀농 4년차인 그는 장수가 고향이건만, 지금은 임실군 청웅면 남산리 연동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생산하는 농업인이다.
남들은 한창 실패를 거듭하고 이론과 실습을 배우며 적응력을 키워 나가는 시점이지만 김씨는 주변의 좋은 인연으로 초기부터 귀농에 성공한 케이스다.
장계면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전주에서 학업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 3년여 동안 천안에서 직장생활을 가졌다.
천성이 남의 밑에서 일하는 성격이 아닌 탓인지 사표를 썼고 이때 만난 부인의 고향 전주로 내려와 식당을 열었다.
새벽부터 시장을 보고 밤 늦게 가게문을 닫아야 하는 와중에도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아 세상사는 재미가 이어졌다.
이같은 생활은 12년간 반복됐고 애초부터 생리에 맞지않은 부부는'인생을 삭막하게 살아야 하나'라는 회의감에 젖게 된 것.
이쯤에는 자녀들도 학업을 마치고 직장도 구할 나이여서 구질구질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기에 적절한 시기였다.
지난 2009년 이들 부부는 온갖 냄새로 찌들은 식당일을 과감히 접기로 결심하고 귀농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앞으로 어떻게 하나'에 대한 첫 행보로 김씨는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완주군 삼례읍의 한 딸기농원을 무작정 찾았다.
염치를 불구하고 나이가 지긋한 노인에게 그는"어떻게 하면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까"라고 당돌한 질문을 했다.
노인 왈"농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끝이 없는 반면에 쉬운 일만은 아니지"라며"하지만 정년이 없으니 열심히 하면 평생 직장이라네"였다.
△임실군 청웅면으로 귀농
식당생활을 접고 1년여의 시간을 통해 그는 농사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고향을 찾아 친구도 만나보며 다양한 정보취득에 나섰다.
그런던 차에 관심을 끈 것은 친구로부터 들은 임실군 청웅면 원예농가에 대한 정보였고 형수의 고향과 아버지의 묘소가 있다는 점에 자신을 가졌다.
2010년 무작정 청웅면사무소를 찾았고 친절한 공무원으로부터 당시 청웅시설원예 회장으로 있던 최동선씨를 소개받았다.
시설원예 전문인 최씨를 만난 것은 그에게 커다란 행운이었고 최단 기간 귀농생활에 정착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거처할 주택과 시설하우스를 설치하는 농지를 빌리는 데도 최씨를 비롯한 원예협회 회원들이 앞장서서 도움을 줬다.
뿐만 아니라 준비기간에도 회원들은 틈틈이 자신들의 농장에 김씨를 초청,기본적 농사정보와 실질적 기술도 전수했다.
형제같은 친절과 사랑에 부부는 감동했고 이같은 배려로 그해 가을에는 1500㎡(500평) 규모의 연동하우스를 마련했다.
작목은 청웅원예 회원들이 주작으로 하는 큰토마토를 선택, 처음부터 실패없는 귀농생활을 목적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거처할 주택을 구하지 못해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처음부터 발생했다.
신축도 생각했지만, 농사자금으로 쓰여질 거금을 불필요한 곳에 투자하기에는 너무도 액수가 컸다.
팔기를 원하고 주택 임대를 꺼리는 시골이기에 골치를 앓았지만 회원들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다행히 문제는 해결됐다.
식당 경영으로 축적된 자금 1억5000만원이 시설하우스와 임대비 등으로 투자됐고 부족한 돈은 농협에서 대출을 받았다.
첫 수확은 예상과 달리 신기하게도 결실을 맺었고 판매를 통해 돈을 거머쥔 이들 부부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시설원예 농가를 찾아 발이 닳도록 끊임없는 배움에 주력했고 실패에 따른 정신적인 고통도 겪어야 했다.
첫 수확으로 5000만원이라는 생산비를 건진 김씨는 이듬해인 2011년 하우스를 3배 규모인 4500㎡(1500평)으로 확대했다.
● 김종규씨의 큰토마토 재배
- 토경·양액 방식으로 5㎏들이 1만 2000상자 생산
주작목이 큰토마토인 김종규씨의 농장은 8월께 심은 모종을 6개월 후인 2월에 정식, 4월 수확을 거두는 방식을 택했다.
가격 변동이 심한 까닭에 여름 수확보다는 겨울을 갓 지난후 시장에 내다 팔아야 제값을 받기 때문이다.
모종 이식후 성장까지의 기간은 120일이 걸리지만 이때부터 8개월간은 연속적으로 수확에만 전념한다.
하지만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운 까닭에 소득의 대부분을 난방비로 소비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기름을 이용하는 난방비의 규모가 농가에 따라 1개월에 800만원 가량이 소비되지만 전기 등을 사용하면 5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올들어 그의 연동하우스에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추형방울토마토와 방울토마토 2종이 심어진 가운데 성장중에 있다.
재배농법은 토경과 양액재배 방식을 택했으나 토경재배의 경우 기술이 부족해 장수와 완주, 남원 등지의 전문 생산단지를 찾아 농법을 익혔다.
이같은 방식으로 귀농 3년차인 지난해는 5㎏상자 1만2000개를 생산, 최고가인 3만원의 가격으로 판매 목표를 달성했다.
판매방식은 농장에서 직접 팔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터넷 온라인과 원협 공판장 등지에서 전량을 소비, 걱정이 없었다.
김씨는"무턱대고 농촌에 정착하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사전에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필요한 정보를 완전히 습득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는"주변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성공한 특별 케이스"라며"모두가 그렇게 적응하는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씨가 생활하는 청웅면에는 지난 2009년 이후 모두 28세대의 귀농자가 몰렸으나 단 1명의 실패자가 없을 정도로 농업환경이 좋은 곳이라고 자랑했다.
그는"비교적 짧은 시간에 성공했지만 조만간에 순소득 1억원의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며"귀농자가 원하면 받은 만큼 되돌려줄 생각"이라고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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