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정 지켜주는 마을 수호신 / 백제가요 '정읍사' 발원지에 400여년 전 심어져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대랄 드대욜세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대 졈그랄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정읍에서 천년이 넘게 불린 백제가요 정읍사(井邑詞)는 천년세월을 건너 남편을 그리워하던 백제여인의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남편이 먼길 행상을 떠났던지, 위급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쟁터에 출정했던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애달음이 드러난다.
정읍시 신정동 정해(井海) 마을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발원지다.
백제시대 정읍의 지명은 정촌현(井村縣)이었고 이곳에 정해마을이 있었다. 1789년(정조13년)에 발간된것으로 추정되는 호구총수(戶口總數·조선시대 한성과 각 도의 호수와 인구수를 기록한 호구통계 기록)에는 정읍현 남일면 정해리로 기록되어 있다. 정해는 일명 샘바다라고 하며 이곳에 정자형 우물의 큰 새암이 있었다고 한다. 이 우물은 정읍시 남쪽 신정동 정해마을에 옛부터 있어왔던 정자(井字)우물로서 큰 새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왔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마을의 지형이 배(船)의 형국으로 가정에 우물을 파면 배의 밑바닥에 구멍이 뚫리는 형태이고 배의 밑바닥에 구멍이 뚫리면 배가 침몰된다는 논리에 따라 근래까지 가정에 우물이 없었으며 100여가구 대촌(大村)에서 생활용수를 이 우물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큰 새암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바로 이 우물에서 정촌이 시작되었고 정읍이라는 도시의 이름이 시작되었다.
백제가요 정읍사의 발원지인 정촌현의 옛터인 정해마을에 400여년동안 가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며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나무가 있는데 마을사람들은 '부부나무'라고 부르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 오고 있다.
부부나무라 불리는 것은 두그루의 나무가 붙어 하나가 되어 400여년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숙종2년(1676년)에 이 고을에 사는 안윤형이라는 사람이 아들4형제가 병과에 급제하자 잔치를 열고 우물가(정읍시 용산동 606-2)에 물버드나무와 팽나무 두 그루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부드럽고 자애로운 여성을 상징하는 버드나무와 강인하고 용맹스러운 남성을 상징하는 팽나무가 자라면서 서로 끌어 안고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부부나무의 형상이 행상을 나간 남편의 무사귀가를 기다라는 백제가요 정읍사 여인(망부석)의 애절한 사랑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고 믿고 있다.
정해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후로 정해마을에서는 결혼한 부부가 백년해로하고 금실이 아주 좋아 아직까지 헤어진 부부가 없다.
또한 부부나무 주변에는 그때 같이 심었다는 악수나무(팽나무·새나무)와 형제나무(팽나무)가 있어 이웃끼리 화목하고 형제간 우애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마을의 전통으로 내려오고 있다.
이에 따라 400년의 세월을 함께한 부부나무는 지난2001년 8월16일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고 15m에 나무둘레 1.3m를 자랑한다.
정읍시와 (사)정읍사문화제전위원회는 매년 10월개최하는 내장산단풍축제 시작을 이곳 우물에서 채수의례로 시작해 정읍사와 부부사랑을 테마로 전통혼례 재현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정읍역은 KTX열차를 활용한 부부사랑 행복열차를 운영해 정해마을과 부부나무의 스토리텔링으로 신혼여행 기분을 느낄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며 (사)사랑나눔 행복만들기운동본부에서도 4월21일 부부의날과 5월 가정의 달에 부부나무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부부나무가 알려지면서 나무의 좋은 기운을 받아 화목한 가정과 부부의 금실을 위해 부부나무을 탐방하는 사람들도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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