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조명도 12개 뿐 큰공연 힘들어 / 시 "예산부족…무대 좁아져" 해명
최근 개관한 군산예술의전당이 소공연장에 음향반사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지역 문화예술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군산예술의전당 측은 "예산 부족, 공간 쓰임새를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지역 문화계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음향반사판은 음향이 객석에 최대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시설. 대개 전용 공연장이 아닌 다양한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공연장이 음향반사판 없이 설계될 경우 음향이 홀 안에 남아있는 시간이 짧아 음악적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더욱이 최근 건립 혹은 리모델링되는 공연장은 기존 음향반사판을 최신식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여서 200석 미만의 공연장이 아니고서는 음향반사판이 없는 공연장을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장남 군산대 교수는 "지역 예술인·시민들이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소공연장에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음향반사판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면 누가 군산예술의전당을 자주 찾겠느냐"고 반문한 뒤 "음향반사판이 없는 공연장에 수준급 게스트를 초청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군산시는 2008년 군산예술의전당 설계용역을 통해 1200석 넘는 대극장은 다목적홀, 450석 되는 소공연장은 콘서트홀로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당은 당초 예산이 760억에서 50억 늘어난 810억이 투입됐음에도 예산이 부족했고 음향반사판을 설치할 경우 가뜩이나 작게 설계된 소공연장 무대가 더 좁아질 수 있었으며 무대와 객석이 비교적 가까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공연장에 음향반사판은 물론 무빙라이트도 12개 정도에 그쳐 화려한 콘서트·뮤지컬·클래식 연주회 등은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영로 관장은 "현재 1년 운영비가 24억으로 책정됐으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10억이 더 늘어나야 할 판"이라면서 "관련 예산을 확보해 조만간 소공연장에 음향반사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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