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후, 여자는 연어의 붉은 살을 먹지 않는다. 바다 무늬가 있는 연어가 수천 킬로미터 헤엄쳐온 파도 자국을 잊지 못해 자궁 흉터 같은 산란지를 찾는 본능을 질투하면서
그 여자는 발꿈치에 물집 생기도록 떠돌아다녀 뼈마디가 물지게처럼 삐거덕거렸다.
연어는 산란 후 피와 살을 다 버린다. 등지느러미가 찢어지고 꼬리를 앞뒤로 흔드는 사투는 최후 목숨이 끊어지는 어미의 기도, 죽음을 딛고 죽음을 극복한 연어의 삶이다.
연어를 사랑한다. 파편이 된 깨달음이다.
△ 이소애 시인은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침묵으로 하는 말','쪽빛 징검다리'와 수상집'보랏빛 연가'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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