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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나포 혜곡마을 김형산·이상임 부부】'산야초 효소'로 새로운 농촌소득원 도전

2년여간 100여종 효소 숙성 / 주민과 함께 카페 운영 계획

▲ 군산시 나포면 나포리 혜곡마을에서 산야초 효소를 재배하고 있는 김형산·이상임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밭에 있는 채소를 가꾸고 있다. 군산=오균진

해마다 봄이면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는 산야초(山野草).

 

서울 광진구에서 인테리어 업에 종사하던 김형산·이상임 부부는 3남매의 자녀와 함께 부유하지는 않지만 여느 가정처럼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 왔다. 연립주택에 살던 이들 가족은 우연한 기회에 이웃에 사는 중학생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심한 아토피로 피부가 짓물러 교복까지 젖어 귀가할 정도로 증세가 심했지만 효소 치료를 시작하면서 점차 아토피 증세가 호전돼 가는 광경을 지켜보게 됐다.

 

특히 이들 효소가 산과 들에 피어나는 산야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인 이상임 씨는 산야초의 매력에 푹 빠져 직접 산과 들로 산야초를 채집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산야초를 구하는 것이 시간·공간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느낀 부인 이 씨는 남편 김 씨와 함께 남편의 고향인 군산 나포면으로 귀촌을 결심하게 됐다.

 

나포리 혜곡마을에서 빈집을 찾은 부부는 제대로 된 귀농·귀촌 정보수집도 없이 2011년 7월 2일 결심 한달여만에 이사를 감행하는 등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자녀들은 모두 성장해 출가하고 수도권에서 직장과 대학생활을 하면서 부부 둘만의 귀촌생활이 시작됐지만, 막상 서울 집을 매각하고 융자금을 변제하고 나니 금전적으로 빠듯했다.

 

당장 호구지책을 위해 일당제 일을 나가는 등 힘든 농촌생활이 시작됐지만, 지천으로 널려있는 산야초가 이들 부부에게 위안이 됐다.

 

시간만 나면 산야초 효소를 만들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로 다니며 때로는 밤 9~10시까지 산야초를 수집해 옹기 항아리에 담아 효소를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지만 항아리 마련조차 여의치 않았다.

 

특히 이들 부부에게 이웃들과의 생활문화 차이로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귀촌생활에 최대 위기가 찾아 왔다.

 

쓰레기를 소각하는 이웃에게 분리수거하면 될 것을 왜 태우느냐고 물어 보았다가 주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것이다.

 

이 일로 집을 팔고 떠나야 하는지 고민도 했지만, 여기에서 포기하고 떠나면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기필코 성공해 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 과정에서 먼저 귀촌해 옆집에 살고 있던 조옥선(75) 할머니가 큰 위로가 되면서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도 점차 호전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군산시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프로그램도 알게 돼 농촌생활에서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정식으로 받으면서 부부의 귀촌생활은 안정세에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겨울을 앞두고 집수리까지 말끔히 마쳤다.

 

이제 올 여름만 지나면 귀촌과 함께 담기 시작했던 100여종의 산야초 효소들이 2년의 숙성기간을 마치기 시작한다.

 

김형산·이상임 부부는 각각의 항아리를 2~3일 간격으로 저어주며 완숙된 효소들이 모습을 드러낼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부부는 효소를 활용해 벼농사 이외에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마을에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효소 카페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채취할 수 없는 약초들을 재배하기 위한 재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신청해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으며, 효소 판매를 위한 식품판매허가 취득을 추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또 쌀뜨물 등 천연재료들을 사흘 간 숙성시킨 후 4주 이상의 과정을 거친 비누, 샴푸와 세제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귀촌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에 자녀들도 "귀촌 이후 모든 일을 엄마와 아빠가 손발을 맞춰가며 일을 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 좋다"고 격려를 보내고 있다.

 

김형산·이상임 부부는 "최소한의 준비기간을 2년으로 잡고 준비해 왔기 때문에 아직까지 수입을 가늠할 수는 없다"며 "아직 숙성기간이 지나지 않고 판매 허가도 취득하지 못했는데 벌써 효소에 대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동안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1일 8시간씩 받아 온 귀농·귀촌 교육이 무작정 귀촌으로 좌충우돌하던 우리 부부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서울에서는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늘 허덕이며 살아 왔는데, 귀촌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마음 편히 사는 것이 너무 좋고 주변에서도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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