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고도 볼거리·편의시설은 제자리
지난 1일로 경기전이 유료화 된지 1년이 됐다. 유료화를 앞두고 뜨거운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전주시가 수익금의 재투자 등을 약속하면서 논쟁은 일단락됐다. 전주시는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수는 증가했으며 6억원 가까이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익금이 경기전에 재투자되는 비율이 30% 수준에 머무는 데다 그것마저도 하드웨어 구축에만 치중 돼 있어 특화된 체험 프로그램 부재, 편의 시설 부족 등 관광객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 문화계에서는 수익금 전액을 재투자해 유료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입금 재투자 비율 저조 = 경기전이 유료화 되면서 6억원 가까이 입장 수입을 올렸지만 수익금의 재투자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전주시에 따르면 경기전이 유료화 된 뒤 지난 1일까지 76만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5억84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경기전에 편성된 예산은 1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5460만원이 늘어났을 뿐이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부속건물 관광자원화 사업, 경기전 원형복원, 태조어진 봉안행렬 재현, 경기전 오디오가이드 구축, 전주사고 포쇄 재현 , 경기전 리플렛 제작 등 3억3000만원을 투입해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거나 기존의 사업 예산이 증액됐다.
외형적으로 보면 예산이 증액돼 콘텐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6000만원이 투입된 문화재생생사업의 중단, 7000만원이 투입된 태조어진 국보승격 기념행사 비용을 빼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증액한 예산은 2억원이다.
또 지난해 경기전과 조경묘 보수정비에 3억원이 들어갔지만 올해는 1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컨텐츠 다양화 및 편의시설 확충해야= "경복궁에서 하는 체험하고 별반 다를 게 없다."
지난 9일 경기전을 방문했던 한 관광객의 말이다. 전주시가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경기전 내에서 열리는 왕실의상체험, 전례 및 수문장체험, 탁본, 왕실 가마타기 등만 내놓은 데 따른 지적이다.
올해는 태조어진 봉안행렬·전주사고 포쇄 재현을 통해 콘텐츠를 늘렸다지만 태조어진 봉안행렬의 경우 이미 지난 2010년에도 열렸던 행사다. 뿐만 아니라 어진박물관의 경우 하루 최대 1만명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변변한 휴식공간조차 없다. 이 때문에 지역 문화계에서는 상설 공연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편의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성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전주시가 경기전 유료화 공청회를 열 당시 수익금을 전액 재투자한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경기전만의 특화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음악 공연 등을 개최해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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