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여론이 높은 전주시에는 시의회 의견 청취로, 찬반이 팽팽히 맞선 완주군엔 주민투표로 결정하라고 권고된 가운데 통합여부는 사실상 완주군민의 손에 의해 판가름 나게 됐다.
본보가 창간 63주년을 맞아 지난달 하순 전문기관에 의뢰, 완주군민들을 대상으로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55.6%로 기록되는등 1년전과는 달리 민심이 찬성쪽으로 기울고 있다.
찬성여론이 우세해지고 있을지라도 통합을 간절히 원하는 편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실제 완주 군민들의 투표율이 주민투표 개표 요건인 33.3%를 넘지 못할 경우 통합 자체가 자동 무산되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한 몸이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강제적으로 분리된 전주·완주가 주민들의 결정에 의해 근 80년만에 다시 한 살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1992년 이후 이어져 온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폭넓은 공감대 형성 부족과 정치적 이해관계·지역이기주의 등으로 매번 허공만 맴돌았다.
정부가 수천억원을 지원해주는 형태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올해로 끝남에 따라 사실상 마지막 통합 기회를 맞은 전주·완주에서 어떤 선택이 이뤄질지 도내 최대 관심사의 하나로 부상했다.
대다수 도민들은 전주·완주의 통합 반대보다 찬성에 방점을 찍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합이 단순히 지리적 경계선을 지우고 인구를 부풀리는데 국한되지 않고 지역낙후를 탈피하고 전북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필수 불가결하다는 인식에서 연유한다.
이번 통합은 작년 4월 30일 도지사·전주시장·완주군수가 정부에 공동 건의해 시동이 걸렸고, 전주시와 완주군이 11개 상생협력 사업과 10개 상생발전 사업을 선정·추진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찬반운동도 주민투표 발의 후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가열됐다.
찬성측은 "전북 발전을 이끌 인구 100만명 수용 중핵도시와 새만금 배후 거점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선 전주·완주 통합이 절대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대측은 "도시행정위주로 세금 증가·혐오시설 입지 등이 우려된다"며 "농촌지역이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항변한다. 또 " 현직 도지사·전주시장·완주군수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꼼수다"라는 논리도 펴고 있다.
반대측의 주장처럼 정치공학적 셈법이 전혀 개입돼 있지 않다고 단언키 어렵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양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차세대 전북발전을 담보해내기 위해 찬반중 어느쪽이 현명한지, 심모원려(深謀遠慮 )의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완주와 유사한 환경으로 1년전 주민투표를 통해 통합결정을 한뒤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한층 키우고 있는 청주시와 청원군을 눈여겨볼 만하다.
"행정적인 통합보다 사람과 문화, 공동체 의식의 통합이 절실하다"며 "양지역 주민들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통합 청주시 관계자의 조언을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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