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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새만금사업

▲ 상무이사 겸 주필
기금운용본부 전북이전 문제가 지난달 27일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모처럼만에 깔끔하게 처리됐다. 408조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가 마침내 전북에다 둥지를 틀게 됐다는 건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여야 대선 공약이 지켜졌다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건 아니다. 어찌보면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한국거래소가 부산으로 유치됐으나 서울에 본사 같은 실질적인 사무소가 마련돼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점을 간과하면 곤란하다. 펀드매니저들과 증권·선물사,자산운용사 등 파생상품 관련 민간 금융사들을 대거 전주 혁신도시로 내려오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세계가 글로벌 경쟁시대라서 기금운용본부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여의도에 모든 금융기관들이 집합해 있어 편리하겠지만 뉴욕 월가나 런던 홍콩 도쿄를 연결할 수 있는 금융종합전산망을 전주에다 구축하면 기금운용본부는 잘 운영될 수 있다. 다만 펀드매니저들이 서울에서처럼 전주에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제반 정주여건을 잘 만들어 주는 게 급하다. 전북도도 기금운용본부 유치를 계기로 전북을 금융허브로 만들어 나가려면 가장 먼저 국제공항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국제금융인들이 대거 전주로 몰려 올 수 있다.

 

지금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으로 왔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 도민이 똘똘 뭉쳐 있어야 한다. 우선 지역대학은 우수 인력을 양성해서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은 종전과 달리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인근에 스탠포드와 캘리포니아 대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서 실질적으로 운용되면 전주는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빈껍데기만 와서 움직이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볼 수 없다.

 

기금운용본부가 유치돼 희망을 갖게 하지만 실질소득, 청년실업, 고용률면에서는 앞이 캄캄하다. 지역이 가난하고 힘들게 된 것은 일차적으로 민주당 책임이 크다. DJ와 노무현 정권 10년이 전북 발전의 기회였지만 그 기회를 못 살렸다. MB 때 새만금을 본격 개발할 것처럼 했지만 MB가 4대강 쪽으로 23조원을 쏟아 붓는 바람에 허사로 그쳤다. 아마 MB는 새만금사업에 본인 만큼 열정을 갖고 일한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고 자화자찬 할 것이다. MP와 새만금특별법을 마련해서 통과시켜 줬기 때문에 이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도민들은 항상 예산 확보가 제대로 안돼 부정적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들어 새만금사업이 국정과제에서 제외됐다. 새만금사업의 성패는 대통령의 의지 여하에 달려 있는데 국정과제에서 빠져 있는 것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1단계사업 완공이 2020년으로 돼 있어 이 정권서 의지를 갖지 않으면 새만금사업은 불투명하다. 지금 이 싯점서는 박 대통령이 새만금사업에 관심을 갖도록 설득해 나가야 한다.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순위에서 한번 밀리면 백약이 무효다.

 

박 대통령 설득 문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지혜롭게 처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선거 때 국민대통합과 지역균형발전 등을 유난히 강조했기 때문에 낙후도가 가장 심한 전북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새만금사업이 채택되도록 힘써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박대통령 측근부터 설득해야 한다. 친박계 의원은 물론 청와대와 정부안에 있는 이너 서클부터 챙겨야 한다. 얼마나 중앙정치권에 전북 통로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가를 알 수 있다.

 

전북은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차려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 흰고양이 검은고양이 따질 때가 아니다. 쥐 못잡는 고양이는 고양이가 아니다. 무작정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는 필요없다. 그간 88년 대선 때부터 민주당 일변도로 나갔으나 지역이 나아진 게 없기 때문에 이같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어리석은 짓을 그만하고 실리를 챙기는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못 사는 것도 한편으로는 내탓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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