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시간 40분 달려
국토 종단 울트라마라톤대회는 '무박 7일'간 150시간 이내에 622㎞를 완주해야 하는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경기다. 81명의 철각들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완주한 사람은 33명(40.7%)에 불과했다.
전씨의 기록은 7일 가운데 꼬박 6일을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달린 것이다. 나머지 24시간은 6일간 하루 세끼 식사와 한 두 시간 쪽잠을 자는데 들어간 시간이다.
이번 대회에서 완주는 물론 2위에 5분 뒤진 기록으로 아쉽게 3위에 입상한 그는 마라톤에 입문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았다.
남원 시내에서 정육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전씨는 배드민턴을 즐겨했지만 지난 2007년 농담처럼 마라톤 얘기를 하던 친구가 전남 영광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의 10㎞ 코스에 자신을 대신해 참가 신청을 접수하면서 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낀 그는 "달리면 달릴수록 마라톤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42.195㎞의 마라톤 풀코스를 56회나 완주했다. 풀코스 완주가 늘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심이 생겨 울트라마라톤으로 눈을 돌렸다. 울트라마라톤은 최소 100㎞ 이상을 달리는 마라톤이다. 전씨는 지금까지 100㎞ 15회, 200㎞ 2회를 완주했다.
그는 "울트라마라톤은 그냥 달리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몸을 극한까지 가져가는 자신과 싸우는 스포츠"라며 "달리면서 눈이 감기고, 체력이 고갈되고, 물집이 터지고, 사타구니가 쓸려 피가 나면 '내가 왜 이렇게 힘든 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수백 번도 더 든다"고 했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은 매년 국토를 횡단(경기 강화~강원 강릉 경포대)하는 308㎞ 울트라마라톤과 국토를 대각선으로 종단(해남~고성 622㎞, 부산 태종대~임진각 537㎞)하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들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하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데 전씨는 지난해 국토 횡단 308㎞ 울트라마라톤에 이어 올해 종단 울트라마라톤까지 완주했다.
대회를 마친 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아 아직 몸이 회복되지도 않았지만, 그는 "내년에 열리는 태종대~임진각 종단 울트라마라톤에 완주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