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전후해 활동했던 '지리산 빨치산'은 우리 민족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다. 지리산 빨치산들의 생활과 활동상은 소설로 그려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경남 산청군에 '지리산 빨치산 토벌전시관'까지 세워질 만큼 지신산 빨치산은 한국현대사에 큰 반향을 일으킨 아픈 역사다.
완주 출신의 KBS 이춘구기자가 정전 60년을 맞아 전향 빨치산의 문집'지리산 빨치산의 참회록 : 어머니, 고향 그리고 조국'을 펴냈다(이지출판). 북한의 빨치산으로 활동하다 체포된 뒤 광주포로수용소에서 전향한 포로들이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포로들은 당시 광주수용소에서 '참회록''상아탑''희망' 등의 문집을 냈으며, 이 문집들이 다시 엮어 이번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편저자는 1980년대 후반 전북경찰청 김영진 총경으로부터 문집을 입수했으며, 김 총경은 1950년대초 광주포로수용소에서 빨치산 전향 교육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어머니''고향''님''조국' 등 4부로 나누어 구성된 문집은 빨치산의 생생한 고백과 참회, 전쟁기록, 포로생활, 전향과정 등에 관한 시와 수필, 논문 등 100여편이 수록됐다. 작품들은 대개 1952년에 쓰였으며, 필자 이름은 생략됐다. 작품에 따라 이름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자를 밝히지 않았다는 게 편저자의 설명이다. 필자들은 지리산에 인접한 전라도을 비롯해 서울, 충청, 경상, 북한 등 전국에 걸쳐 있다.
책 발간을 주도한 김인규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은 "인간으로서 가장 극단적인 체험을 한 빨치산들의 참된 고백과 순수한 영혼, 따뜻한 정감, 뜨겁지만 잔잔한 사랑, 빛나는 이성이 어우러진 한국전쟁 최고의 문학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발간사에서 밝혔다.
편저자는 "해방전후사를 비롯해 6·25전쟁과 빨치산 등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연구가 가일층 전개되고, 전향 빨치산의 뜻과 같이 한민족이 모두 함께 백두산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를 기원한다"고 책 발간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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