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눈으로 먹는 밥

▲ 김기찬
저, 함박꽃나무가 일 년에 딱 한차례씩

 

공들여 희디흰 쌀밥을 지어올린 다는 걸

 

애써 함박, 웃지 않아도 다 안다

 

무쇠솥뚜껑을 막 열고 퍼 담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저, 하얀 고봉밥

 

돌아가실 때 더어얼

 

퍽, 되엎어 놓은 밥그릇 같은

 

둥근 봉분안의 빼빼 마른 우리 어머니

 

그곳에서도 여직 다리가 불편하신지

 

머리칼 하얘져 절반은 무덤이 된 내가

 

마른 뼈 삭아 절반은 흙이 된 어머니

 

곁에,

 

무릎 꿇고

 

한 숟갈 푹 떠서 먹여드리고

 

한술 더 떠서 억지로 먹여드리고 싶은 저, 따끈따끈한 한 공기의 밥

 

흰 밥물 넘치듯 퍼지는 밥 냄새에

 

삼시세끼

 

입 싹 씻고

 

아슴아슴 젖어 내 눈물만 불리는 저, 함박

 

- 김기찬 시인은 1994년 '자유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포토[포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촛불집회 이어진 전주시

정치일반김관영 지사, 민주당 단식농성장 방문.."탄핵 힘 보태겠다"

정치일반비상정국 속 민생경제 안정화 노력, 전북특별자치도-시군 협력 강화

정치일반전북자치도, 지방의료원에 79억5000만원 지원, 경영 안정화 총력

정치일반행안부 "대통령실,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발언요지 미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