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인생의 각도 잡기

▲ 김동문 전주 완산교회 담임목사

어떤 남자가 결혼 생활을 하다가 권태기를 만났습니다. 자기의 아내가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살다보니까 자꾸 미워졌습니다. 보면 볼수록 호박꽃이었습니다. 장미꽃은 못 되어도 국화꽃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정말이지 호박꽃 자체였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싫고, 잠자는 것을 보면 더 싫었습니다. 그래서 견디질 못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보따리 싸서 나가! 꼴도 보기 싫어!" 착한 아내는 울먹이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이런 모습으로 친정에 가면 어떻게 될까?" 도저히 그대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왕 갈 것 단장이나 하고 가자." 하고 머리부터 감았습니다. 세수를 깨끗이 하고, 시집올 때 가지고 왔던 고급 화장품으로 화장을 했습니다. 입술에 립스틱 짙게 바르고, 볼연지도 찍고, 빗자루 같은 눈썹도 붙였습니다. 그리고 아껴놓았던 양단 치마 저고리를 입고 신랑 앞을 지나가며 말했습니다. "서방님, 가기는 싫으나 가라고 하시니까 갑니다. 부디 예쁜 색시 만나서 행복하게 사세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다소곳이 이별의 말을 전하는 아내를 보니까 꽤 괜찮아 보였습니다. 돌아서는 뒷모습도 예전 같지 않고 예뻤습니다. 마당을 걸어 나가는 모습을 보니까 호박꽃치고는 보통 예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순간 남편의 마음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즉시 따라 나가 보따리를 확 빼앗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가긴 어딜 가? 같이 살아야지!"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가 이렇게 다릅니다. 똑같은 상황인데도 어두운 쪽으로 보면 불평뿐이지만 밝은 쪽으로 보면 감사가 우러나오는 법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각도 잡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지금 인생의 풍파가 있고, 근심거리가 있고, 슬프다 해도 각도 잡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신앙의 백전노장 다니엘은 일찍부터 시련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도 하나님을 저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믿음으로 생각하고, 믿음으로 말하고, 믿음으로 행동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고, 포로로 잡혀간 나라에서 총리대신이 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된 다니엘은 왕조가 바뀌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계속해서 총리직을 수행하는 복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시기하는 신하들의 모함으로 또 다시 시련의 골짜기로 떨어지는 위기를 만났습니다. 이제 얼마 후면 사자 굴에 던져져 사자들의 밥이 되어야 했습니다. 이 때 보통 사람 같으면 하나님을 원망하고, 자신의 신세를 탓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슬픈 현실만을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각도로 인생을 보고, 다른 쪽에서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감사를 낳았습니다. 다니엘은 그 동안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헤아리면서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이 감사가 사자들의 입을 봉해 버렸고, 마침내 승리의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아무리 시련이 크고, 환난이 에워싼다 해도 각도만 잘 잡아서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의 제목입니다. 죄악 가운데서 신음하던 우리에게 하나님은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영혼의 자유를 주셨습니다. 좋은 것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식구들을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교회를 섬기게 하셨습니다. 좋은 성도들과 교제하게 하셨습니다. 일터를 주셨습니다. 건강을 주셨습니다. 때마다 일마다 도와주셨습니다. 하늘 노래를 주셨습니다.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응답 받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리면 밤을 새며 감사의 제목을 찾아도 다 기록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찬송가 작시자 오트만(J. Oatman Jr)은 찬송가 429장 '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에서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 약한 마음 낙심하게 될 때에 내려주신 주의 복을 세어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인생의 각도 잡기만 잘하면 우리도 똑같은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국회·정당연말 정국 혼란⋯"전북 예산 감액 우려"

국회·정당자치단체 에너지분권 경쟁 '과열'⋯전북도 움직임 '미미'

정치일반전북-강원, 상생협력 강화…“특별자치도 성공 함께 만든다”

정치일반새만금, 아시아 관광·MICE 중심지로 도약한다

자치·의회전북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북자치도 및 도교육청 예산안 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