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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게 그리운 어머니, 그리고 고향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정 효도하는 마음 간직할때 고향·이웃사랑도 커진다

▲ 송현섭 재경전북도민회 회장
누구에게나 어머니란 단어는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 사랑 속에서 나이 먹은 나에게는 그 느낌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다. 칠순이 넘은 이 나이에도 어머니라는 단어를 접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신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서울에서 내려오는 아들을 기다리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더 잘 모셨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가슴을 친다. 내가 온다는 날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마당에 나와 대문만 쳐다보셨단다. 기다리는 어머니가 안계시는 지금은 귀향길도 바쁘지 않다.

 

어머니를 모시고 홍콩과 일본을 다녀오기도 했다. 비행장에 도착하면 구순의 어머니를 내가 업었다. 길게 늘어선 입국장 줄 뒤에 서면 사람들이 어서 먼저 가라고 자리를 양보해줬다. 내 등에 업히신 어머니 덕분에 일찍 수속을 마쳤다. 그 걸 노리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고마웠다. 나라는 달라도 효도하는 마음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95세 되시던 1997년 6월, 나는 어머니가 살고 계신 곳이자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시기마을)에 노래비를 세웠다. 어머니가 저 돌처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아계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전문 음악인은 아니었지만, 내가 작사하고 노래도 직접 불렀다. 평상시 나와 어머니와 주고 받던 말씀을 갖고 작사한 노래 「오래 오래 살아주세요」가 바로 그 노래다. 그 후 어머니 앞에만 서면 그 노래를 불렀다.

 

'세상살이 고달프고 괴로울 때면 마음은 달려가네 어머님 품속으로/사랑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며 두 손으로 안아주었죠/세월따라 변해가는 어머님의 그 모습이 이 자식의 가슴 속을 울려줍니다// 흐르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나를 사랑하고 키워주신 어머님/이 몸이 잘 되라고 두 손 모아 그 얼마나 빌었습니까/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어머님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리까/어머님 어머님 오래 오래 살아주세요/어머님 어머님 오래 오래 살아주세요'

 

좀 면구스러운 일이지만, 내가 가수라고 하면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엄연히 가수다. 사단법인 한국연예협회 회원증(가수분과 380호)을 가진 진짜 가수다. 회원증이 있어야 정식 가수로 인정된다.

 

나는 요즘도 작사료를 받는다. 방송이나 노래방에서 내 노래를 틀면 사후 70년까지 보장되는 작사료가 나온다. 금액이야 얼마 되지 않지만, 받을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고 매우 재미가 있다. 작사자가 죽으면 그 권리는 배우자와 후손에게 귀속된다. 집사람에게, 또 자식들에게까지 상속되는 '돈벌이' 권리다. 내가 직접 부른 노래이기도 하지만, 내가 작사했기에 더욱 값지고, 자랑스럽고, 재미 있다.

 

노래비를 세운 것은 내가 한 일중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생각된다. 덕분인지, 어머니는 102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다 돌아가셨다. 102세도 자식 입장에선 아쉽지만, 병원 한번 안가시고 돌아가신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하늘에서 어머니를 돌봐주셔서 그리 된 것같다. 그로하여금 나는 나라에서 국민훈장을 받게 됐다.

 

어머니 얘기를 하는 것은 내가 효자라서가 아니다.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대개의 경우 스스로를 불효자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다만 모든 사람이 가지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이다. 효도하는 마음은 고향사랑 마음과 통하고, 이웃사랑 마음과도 통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이 있을 때 이웃과 고향을 더욱 따뜻하게 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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