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국과 전북이 어렵기 때문에 그 상황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피땀흘려 만들어 놓은 민주국가가 위협 받고 있다. 그간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고귀한 목숨을 수없이 바쳐왔다. 그 결과 오늘의 반듯한 나라가 만들어진 것이다. 인권 자유 평등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다. 이것이 위협 받으면 분연히 일어 설 수 밖에 없다. 전북도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게 많다. 역대 정권들 한테 소외되면서 제대로 지원 받지 못해 생긴 측면이 있지만 정치권 등 리더들이 전북을 잘못 이끈 탓이 크다.
전북인들은 반봉건 외세를 타파한 동학의 후예들이다. 머리가 명징하고 정의로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성징을 지녔다. 그런 성깔 때문에 건국 이후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주춧돌을 세운 전북인들이 많았다. 인촌 김성수,근촌 백관수,가인 김병로,소석 이철승 등이 그들이다. 한국정치사의 큰 획을 긋는 고비 때마다 전북 출신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지금은 변방으로 쭉 내몰렸지만 과거에는 그렇치 않았다.
언제부턴가 전북을 설명하는 문구에 부정적 의미가 붙었다. 소득수준 전국 최하위,성폭력 사건 발생률 최고,고소고발과 무고사건 급증,광주 전남에 비해 행정소송 2배 등 좋지 않은 이미지로 덧칠돼가고 있다. 왜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을까. 우선 남 탓 보다 내 탓이 아닌가부터 살펴야 한다. 정부의 산업화 정책에서 소외되면서 생긴 측면도 있지만 스스로가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그간 미래를 담보한 교육 만큼은 타 지역에 뒤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하향평준화가 돼 버려 각종 지표에서 꼴찌권이다. 수월성 교육을 내팽개친 채 공교육마저 부실, 전북의 미래를 암울케 만들었다. 이렇게 현실이 암담하게 돌아가지만 그 누구 하나 목에 방울 달고 뛰는 사람이 없다. 말 따로 행동 따로 노는 이중구조만 횡행할 뿐이다.
도민들도 현 상황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장본이라서 그렇다. 그러나 가장 먼저 책임져야 할 세력은 1988년 이후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권과 1995년 이후 민선단체장 등을 지낸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역정서에 편승해 너무도 쉽게 벼슬길에 올랐다. 솔직히 지역발전 보다는 자신의 입신영달을 취하기에 바빴다. 전북으로서는 DJ와 노무현 정권 때가 지역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그마저도 허송세월하고 말았다.
글로벌 시대에 잠자는 곳은 전북 밖에 없다. 거룩하고 고요하기 그지없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정든 고향을 등지고 객지로 떠나가는 형편이다.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되풀이 해야 할까. 지금같아서는 해답이 없다. 뭔가 지역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 중앙정치권에 전북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세력은 과감하게 교체해야 맞다. 그간 지자제가 실시되면서 제도 이익을 톡톡히 본 사람들이 많아졌다. 선거때마다 현역들한테 딱 달라붙어 선거운동 해주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면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자신의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라서 불나비마냥 또 현역들한테 줄서고 있다. 이들의 폐해를 없애려면 김완주 지사부터 3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 그 것이 김지사가 그나마 마지막으로 도민들한테 봉사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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