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 '식기전'…29일까지 동학혁명기념관
오는 29일까지 전주한옥마을 동학혁명기념관에서 열리는 '전주 그리움의 식기(食器)전'에서는 쓰임새와 연대에 따라 다양한 식기가 전시됐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유네스코 전주음식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대표 송재복)가 주관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겨냥한 전주 음식을 담는 식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가집에서 사용한 식기류부터 고려·조선시대의 식기류 등과 함께 이에 담긴 개인·단체의 역사를 통해 전주음식문화의 변천과정을 그렸다.
담다(盛), 끓이다(煮), 저장하다(藏), 새기다(裝), 쓰고 그리다(書畵) 등 5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된 식기류에는 선인들의 열정과 기품이 묻어났다.
요리연구가 이종임씨가 내놓은 방자유기그릇과 홍반은 세월이 빚어낸 오묘한 광채를 자랑했다. 그의 친정 어머니인 하숙정씨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아시아식문화페스티벌과 한일식문화교류전에서 임금님 수라상차림 전시에 선보였던 용기들이다.
정갈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음식 장인들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우순덕씨가 소장 중인 '종지(1800년대 후반 추정)'를 통해서다. 종지는 간장 초장 초고추장 등 장류과 꿀을 담는 그릇으로 현재는 식탁 위에 이를 올리는 집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옛날 상차림에서 종지는 빠지지 않았던 필수 항목. 3첩 반상(간장)부터, 5첩(간장 초장), 7·9첩(초장 간장 초고추장), 12첩(청장 초간장 간장 초고추장 겨자집)까지 비록 작지만 제 할 몫을 당차게 해내왔다.
석쇠에 담긴 한 가족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소장품을 내놓은 이성우씨는 "일곱 살 어느 날 낮잠에서 깬 뒤 어머니가 없어 두려운 마음에 시장에 나가 목 놓아 울었다. 하지만 석쇠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등어 굽는 냄새에 넋을 잃었고 어머니 생각은 금새 사라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외에도 신선로 유기 떡매 등 350여점의 식기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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