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돌 맞아 명칭 변경·화랑 부스전 첫 시도
지난 30일 개막해 5일까지 소리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전북 나우 아트 페스티벌'. 10년 간 입었던 옷을 벗어 던지고 새 판을 짠 탓일까.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는 어색한 분위기와 함께 미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공존했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작가들은 새로운 형식의 아트페어 장단점을 분석하며 각자의 의견을 내놨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양화가 조헌씨는 "기존의 아트페어에서는 긴장감이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아트페어는 작가들에게 많은 자극이 된다"면서 "화랑들이 참여해 도내 미술의 경향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판매로 이어지는 작가들을 보면서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트페어에서 거래되는 작품 위주로 작업 성향이 몰리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긴장감은 올해 처음 시도한 화랑 부스전에서도 감지됐다. 교동아트미술관, 서신샐러리, 익산 W미술관, 아카갤러리, 익산 현대갤러리 등 5개 화랑은 각자 대표 선수들을 선발해 작품 판매뿐만 아니라 기획력과 소장 작품의 수준을 두고 경쟁했다.
1층 전시실 입구에 자리한 서신갤러리는 서양화가 류재현과 양순실을 내세웠다. 강렬한 색감을 자랑하는 두 작가의 작품을 전시장 양쪽에 배치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초록색과 분홍색의 대비는 색감 자체만으로도 작가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간 다수의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쌓아 온 노하우가 묻어나는 공간 구성이다.
교동아트미술관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황유진 등 젊은 작가들과 동양화가 이문수 최만식 등 중진작가를 선보이면서도, 박남재 화백의 작품을 함께 내놔 신구의 균형을 맞췄다. 또 다른 화랑들이 회화 위주로 출품작을 내놓은 데 비해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성을 추구했다. 특히 미디어아티스트 탁영환 정상용이 내놓은 영상 작품은 그간 아트페어에서 한 번도 출품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다.
아카갤러리는 최근 얼어붙은 미술시장을 겨냥해 소품과 저가 작품으로 콜렉터들을 유혹했다. 서양화가 지석철 이석주 등의 대형 작품으로 한 쪽 공간을 구성하면서도 이들의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소품으로 제작한 액자를 반대편 공간에 배치했다.
W미술관과 현대갤러리도 각각 구덕진 김학곤을 내세워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강신동 전북미협회장은 "새로운 시도가 긍정적인 의미에서 긴장감과 기대감을 낳고 있고 새 출발을 한 아트페어가 도내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완주 전북도지사, 선기현 전북예총회장, 박남재 화백, 도내 미술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아트페어에 나온 작품들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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