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문화진흥사업 정부 국정기조와 상통 새로운 가치창출 기대
오늘날 태권도는 단순히 체육 종목 중 하나가 아닌, 한반도 반만년 역사의 무술 혼을 상징하는 기호로 통한다. 더욱이 한국의 대표 문화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강남 스타일' 이전의 원조 한류로 재조명되고 있다.
70년대 아그레망 없는 외교사절로 활약했던 태권도 사범들의 역사는 이제 고전이 됐다. 과거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활동하며 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국인들이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아보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내세울 게 없던 가난했던 그 시절, 한국인의 자부심을 세워준 것은 바로 '태권도'였다.
그리고 지난 7월 '태권도원'이 완공됐다. 2009년 9월 4일 '태권도의 날'에 전라북도 무주군의 광활한 대지에서 첫 삽을 뜬지 5년 만이다. 세계에 유례없는 대규모 태권도 전문 시설의 탄생이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모였다. 태권도원 건립·운영사업의 주체인 태권도진흥재단은 올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2014년 3월 개원을 향해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태권도원의 부지면적은 231만 4천 제곱미터(m²)로 여의도 면적의 1/3에 이른다.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기다란 조성 공간은 체험과 수련, 상징 등 3개 구역으로 나뉜다.
체험과 수련 공간에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 경기장과 박물관 외에도, 최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태권도 체험관과 연수시설 등이 들어선다. 태권도 원로들을 기리는 상징 공간은 아직 용의 눈으로 남아있다. 이곳의 핵심시설인 태권전과 명인관이 기부금으로 조성되는 까닭이다. 그 동안 국내·외 많은 태권도인들의 정성을 모아 왔지만 두 시설을 완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4월 태권도원을 직접 방문했을 때에도 그 부분이 안타까웠다. 상징지구는 태권도원의 시작과 끝이다. 태권도 역사의 무게와 미래의 영광이 공존하는 곳이다. 상징지구 조성에 차질이 없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태권도원을 채울 콘텐츠의 역할도 중요하다. 태권도원에서 선보일 운영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태권도 전공자를 위한 전문 프로그램과 비전공자를 위한 일반 프로그램이다. 특히 태권도 전문 수련생을 대상으로 한 세계태권도아카데미(World Taekwondo Academy, WTA)는 국기원이 맡아 전문성을 책임진다. 태권도 수련생은 태권팝스(태권체력측정평가)와 폭포 수련, 고단자·국가대표 선수와의 만남 등 다양한 심신 수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일반인들도 태권도 수련·체험은 물론 이를 접목한 문화·치유 프로그램 등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달 문화융성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태권도원은 문화융성사업을 중시하는 새 정부의 국정기조와 통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태권도원이 새로운 태권도 문화 창출의 장이 될 가능성도 여기에 있다.
개원 후 태권도원이 태권도 문화 콘텐츠 개발의 허브가 되어 태권도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태권도 문화를 전파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전 세계 태권도인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전북도민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예부터 전라도에는 나라를 지키려는 의로운 투쟁이 많았다. 무주에 태권도원이 들어서게 된 역사적 배경에도 조선시대 호국 승려의 얼이 깃든 '안국사'와 '설천면 전설'이 있다. 이제는 종주국의 자부심을 지켜줄 '태권도원'에 앞으로도 많은 애정을 부탁드리며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