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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쇠퇴

 

전북지역 10개 시·군에서 도시쇠퇴가 진행 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토부가 인구감소와 산업쇠퇴, 주거환경 악화지역 증가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전국의 228개 시군구를 조사한 결과다.

 

도시쇠퇴는 인구 성장률과 총사업체 변화율 노후건축물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30년간 현재 인구가 20% 이상 감소, 최근 10년간 사업체 수가 5% 이상 감소, 준공 2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전체 건물의 50% 이상 등을 기준으로 이중 2개 이상 해당할때 도시쇠퇴지역으로 분류됐다. 다행히 전주와 군산 완주 고창이 제외됐지만, 이 지역들도 이 세가지 요건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어서 '성장하는 도시'로는 꼽히지 못했다.

 

사실 대부분의 시·군에서 도시 쇠퇴가 진행되고 있다는 현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도시 노후화 징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인간이 늙는 것처럼 도시가 늙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어가는 도시의 활력을 어떻게 하면 유지시킬 수 있느냐하는 문제일 것이다.

 

한국의 도시들은 1990년대 도시안의 구도심들이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들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신도시 건설에만 집중했던 결과다. 그러나 불과 20여년 사이, 신도시 건설로 금세 도시가 새롭게 발전되리라던 예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이었는지 증명되고 있다. 구도심 쇠퇴와 신도시 성장의 불균형은 다시 말하자면 '거품경제'의 실상과 같은 것이다. 도시전문가들이 구도심이 살아야 도시가 균형있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하는 이유다.

 

그런데 구도심 공동화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구도심 문제 해결에 가장 먼저 앞세워지는 것이 재개발과 재건축이지만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썩 좋은 답이 될 수도 없다. 이미 여러 도시들이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시절에 재개발 재건축을 시도하거나 거창한 계획을 세워 추진했지만, 오히려 여러 가지 도시문제와 맞닥뜨려 곤혹을 치루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과제는 건강한 도시재생 패러다임을 찾는 일이다.

 

우리보다 앞서 도시쇠퇴를 직면한 세계의 오래된 도시 중에는 문화적 관점으로 쇠퇴하던 도시를 살려낸 사례가 많다. 한 도시의 문화가 그 도시의 경제를 만들고 있는 오늘의 환경을 돌아보면 쇠퇴하는 도시들에게는 더 소중한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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