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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특급호텔 없는 전북의 생존법

▲ 주필 겸 상무이사
추석을 쇘지만 쇤 것 같지 않다. 그간 몹시 자존심 상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우리 축구 국가대표와 크로아티아 평가전을 앞두고 크로아티아 대표 팀이 전주에 투숙할만한 특급호텔이 없다는 이유로 경기 당일날 인천서 자고 전주로 내려왔다. 서울을 비롯 웬만한 대도시에는 시설 좋은 특1급 호텔은 물론 대형백화점이 있어 불편이 없을 정도다. 인구 65만인 전주에는 특2급 호텔인 낡은 코아리베라호텔이 하나 있다. 객실도 166실 밖에 안 된다. 호텔은 원래 객실 판매 갖고는 타산이 안 맞는다. 부대시설을 잘 운영해야 영업성과를 내는데 코아리베라 호텔은 그게 부족하다.

 

도민들은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전주에 특1급 호텔이 없어 하루 전날 전주에서 숙박 않고 인천서 숙박했다는 사실에 몹시 자존심 상했다. 모두가 전주 호텔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막상 이 같은 보도를 접하고는 왠지 기분이 상했다. 호텔이 있고 없고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한마디로 중요하다는 것. 글로벌 시대에 내외국인들이 맘 놓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특1급 호텔이 없는 것은 부끄럽고 창피하다. 호텔도 그렇지만 비행장 없는 것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산업화 이전만 해도 전주는 전국 7대도시 안에 드는 교육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도 고양, 용인, 부천, 안산시에도 밀리고 청주시보다 인구 2만이 부족하다. 전국 순위는 16위다. 왜 이렇게 전주나 전북이 갈수록 기를 펴지 못하고 쪼그라들었을까. 우선 정부의 산업화 전략에서 밀려 지역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 기업할만한 여건이 제대로 마련 안 돼 기업 유치가 안 된 탓도 있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 못지않게 내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고 낙후된 게 정권 탓만 아니라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 위주로 투표한 게 누적돼 지금 와서는 지역이 피로감에 휩싸였다.

 

전북은 유권자가 줄다 보니까 대선 때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유권자가 적고 그마저도 민주당 일변도로 몰표를 줘 아예 새누리당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박근혜 정권서도 전북은 이명박 정권 때처럼 인재 등용이 안 되고 국가예산 확보가 어렵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한명이 없어 전북의 이익을 대변할만한 통로도 없다. 고립무원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등이 내년 지선을 앞두고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려고 전북을 들락거리지만 올 때마다 빈손이다. 국회 예결위에 계수조정위원 한명이라도 넣어 주겠다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다.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참고 견디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전북이 살길은 부패 단체장을 양산한 민주당과 선을 그어야 한다. 민주당 출신인 임실군수를 필두로 진안 장수 순창 부안 등 자치단체장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조사 받거나 재판 진행 중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또다시 자치단체를 맡기면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못살겠다고 무작정 분통만 터뜨릴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살길을 마련해야 한다. 강운태 광주시장이 얼마나 도민들을 깔보았으면 광주 군 공항을 군산미군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국방부장관에게 요청했겠는가. 전북낙후 책임은 상당부분 민주당에 달려 있다. 민주당으로 지사 국회의원 도의원 시군의원 해먹은 사람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호텔 공항 프로야구단이 없다고 불평불만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그걸 유치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껏 전북을 이끌어 온 낡은 리더십 갖고서는 더 이상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한다. 대선 때 새누리당에 표도 주지 않은 광주 전남사람들이 전북 몫까지 차지하며 그런대로 대접 받는 건 분명히 자기색깔을 내기 때문이다. 광주 전남과 정치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 보다 충청과 강원도 사람들의 실용주의 노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전북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깊은 생각 없이 무조건적으로 투표장에 가서 특정 정당만 찍는 행위는 후손들이나 미래 전북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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