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와 범패의 밤' (5일 오후 7시 전주 향교) = 우리나라 3대 성악곡에 드는 정가와 범패는 치유의 노래다. 가곡, 가사, 시조로 나뉘는 정가는 선비들의 수신을 위한 음악이었다. 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 국립국악원 정악단 김병오가 교창으로 전통가곡을 들려준다. 또한 올해 소리축제가 처음으로 기획한 범패의 밤에서는 한국중요무형문화제 제50호 영산재 작법무 기능보유자였던 고 일응스님의 제자인 인묵스님을 중심으로 마음의 고요함을 전하는 소리를 맛볼 수 있다. 인묵스님을 통해 생소한 범패에 대해 들어봤다.
"좀처럼 쉽게 만날 수 있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가사나 선율이 생소할 것입니다. 부처님이나 성현님들을 찬탄하는 지극한 정성에서 올려지는 가무악인 만큼 흥겨워도 그 흥에 젖지 말고, 슬프고 애잔해도 거기에 상하지 않는 마음(樂而不流 哀而不傷)으로 감상하시면 좋겠습니다."
올해 소리축제에서 영산재(靈山齋) 작법무(作法舞)를 공연하는 인묵스님은 "악보 없이 구전으로 전승되는데 세속에서 쓰는 소리가 아닌 범천, 천상의 소리라고도 한다"고 범패를 소개했다. 범패는 불교에서 불전이나 공경하는 상설 앞에서 행해지는 의례용 음율이다. 장단이 없는 단성선율로 돼 있다. 가사는 주로 한문으로 된 게송(偈頌)이고 내용은 불덕을 찬탄하는 내용이나 그밖에 산문형식의 소(疏)와 주문(呪文)으로 이뤄져 있다. 소리는 길게 빼는 짓소리(10~20분), 짧게 뽑는 홋소리(3분~7분). 또 긴 가사를 엮어가는 안차비소리, 지방의 민요소리에 영향을 받은 회심곡 같은 화청소리 등이 있다.
인묵스님은 선친이었던 영산재 작법무의 일인자인 고 일응스님으로부터 범패를 배웠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범패를 접했고, 그 소리가 좋아 꼭 범패음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14살에 출가했다. 그는"속세 인연으로 아버지이라서 아무래도 좋은 점이 많았지만 사제에 앞서 때론 부자지간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면서 "그럴때마다 소리공부에만 매달려보자는일념을 새기면서 여러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한동안 공부를 하다보면, 바람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바람좀 쐬고 오겠습니다'하고 인사를 드렸더니 '여기서 못빼는 바람을 어디서 뺀단 말이여'하시고 측은히 바라보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