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남미…음악엔 국경 없어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 내세운 자랑거리가 월드뮤직이다. 개막작 '아리아리랑 소리소리랑'에서부터 5일간 진행되는 축제기간 36개국에서 온 200여명의 뮤지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 박재천씨는 "우리 음악올 우리끼리만 보는 것보다 세계 각국의 음악을 비교하면서 바라볼 때 우리 음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의미를 떠나서 올 소리축제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터키 전통음악을 통해 이슬람 관악기의 매력을 만날 수 있고, 아르헨티나 연주단의 탱고 음악, 헝가리 전통음악, 아프리카 전통에 블루스와 재즈가 얹힌 음악 등의 성찬들이다.
△쿠드시 에르귀너(4일 저녁 7시 / 전주향교)
-터키 전통음악 매력속으로
이슬람권 전통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자리다. 수피 전통 시와 음악에 헌정하는 송가로 꾸며진다. 수피즘은 이슬람에서 깨달음에 입문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그들에겐 미술과 특히 음악이 깨달음에 다다르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
공연은 와에드 부아쑨의 보컬과 쿠드시 에르귀너의 네이(관악기) 연주, 피에르 리고풀로스가 퍼커션으로 반주를 한다. 라비아 알 아다위야와 쟐랄루딘 루미의 시를 주요 테마로, 오스만투르크와 시리아에서 전래되어 온 역사적인 레퍼토리를 이 세 명의 명인들이 연주한다.
쿠드시 에르귀너는 우리시대 최고의 네이(이슬람지역 관악기) 명인. 터키의 음악 가문에서 태어나 현재 파리에서 연주자 겸 작곡가, 음악학자, 교수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잊혀진 음악 전통을 되살려 서구의 대중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유럽의 문화유산을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오스만 고전 음악과 터키의 수피 음악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와에드 부아쑨은 시리아의 젊은 가수이자 우드 연주자로, 독특한 음색이 천연기념물 감이다. 1930년대 범아랍 지역을 풍미했던 저명한 가수들 이후로 이런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다는 평을 받는다.
삐에르 리고풀로스(Pierre RIGOPOULOS) 서아시아 지역의 타악기와 오스만 종교음악에 사용되는 다프나 벤디르 및 자르브 같은 다양한 종류의 전통타악기 연주의 명인이다.
△바호폰도(6일 저녁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탱고에 일렉트릭...남미여행
영화 음악계의 거장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실력파 탱고 뮤지션들을 규합해 2002년에 결성한 밴드다. 탱고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단순히 탱고 음악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팝핀이나 브레이크댄스를 추기에 어울리는 곡이 많고 느린 음악조차도 그루브를 타고 놀기 좋은 적절한 템포와 비트를 지녔다.
그룹 '바호폰도'의 음악은 그동안 국내에서 광고음악으로 수차례 쓰였다. 현대카드 피겨 갈라쇼와 다수 광고 음악으로 삽입돼 국내 팬들의 귀에도 상당히 익숙하다.
바호폰도는 영화'바벨','브로크백마운틴으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2회 연속 수상했던 뮤지션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반도네온과 바이올린이 함께 뿜어내는 탱고 본연의 격정적이고 강렬한 사운드로 무대를 달군다. 히트곡 'Pa' Bailar'나 'Grand Guignol', 그리고 국내 광고에도 자주 사용된 인기 곡'Infiltrado'와 함께, 아르헨티나 민속악기 '차랑고'로 연주하는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주제가에 귀기울여보자. 외로운 듯 구슬프게, 그러나 깊이 있게 울려 퍼지는 현의 선율에서 남미 여행을 떠나는 듯 한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파투마타 디아와라(5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 말리 출신...평화 노래 불러
말리 출신의 '파투마타 디아와라 (Fatoumata Diawara)'는 영국의 음악전문지 〈송라인즈(Songlines)〉 2012년 음악상을 받았을 만큼, 신인임에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말리 출신의 가수다. 그녀는 말리의 평화와 아프리카의 여성들을 위한 노래를 부른다.
Fatoumata는 그녀 특유의 고유한 음색과 토고와 프랑스 출신의 뮤지션이 함께 만들어내는 다양한 음악으로 색다른 분위기의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수많은 관객을 사로잡은 그녀의 매력을 이번 공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그녀가 태어난 곳 말리의 여성들을 위한 노래 'Boloko'와 부모를 모르고 자라는 어린이를 위한 노래 'Sowa'를 통해 그녀 특유의 음색과 음악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녀가 참여하는 워크샵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 음악과 전통 악기에 대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향후 지속적인 협업과 레퍼토리 개발을 기대하며 아직까지 아시아에서는 그녀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그녀의 무대를 아시아로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뮤지카쉬(3일 오후 5시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헝가리 민속음악은 어떨까
마즈카쉬는 1973년 결성되어 30년이 넘는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헝가리 민속음악의 전통을 알려온 그룹이다. 헝가리의 영토가 아니지만, 헝가리의 정체성이 살아 숨쉬고 있는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의 음악 전통을 선보이고 있다.
바이올린, 비올라, 플롯, 코보즈(루마니아, 몰도바 등 동유럽 전통현악기), 콘트라베이스 등 클래식하면서도 민족성을 특징적으로 표현해주는 다양한 악기들을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헝가리 포크계에 중요하게 기억될 만한 많은 작품들을 남기고 있다.
특히 포크와 고전음악계를 아우르는 많은 뮤지션, 음악단체 등과 함께 작업하기도 하고, 역사 속의 옛 음악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헝가리에서는 유일하게 고전음악계에서 인정하는 포크그룹으로, 그 정통성에 있어서도 인정을 받는 그룹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2년 소리프론티어 우승팀으로 대표적인 한국 월드뮤직밴드를 지향하는 바이날로그와 나란히 무대를 꾸민다. 헝가리와 한국의 월드뮤직을 한 자리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마사라(5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재즈, 클래식' 일본인 밴드
기타, 타블라, 바이올린&보컬로 구성된 월드뮤직밴드. 멤버들의 국적은 일본이지만, 다국적 악기로 세계의 음악을 품고 있다. 아랍 바이올린의 이국적인 음색, 플라맹코 기타의 열정적인 리듬, 그리고 리드미컬하고 역동적인 타블라가 서로 교감하여 기묘한 조화의 세계를 탄생시킨다.
준이치 타카기(기타), 마사키 요시미 타블라), 그리고 케이스케 오타(Keisuke Ohta, 보컬&바이올린) 3인조 밴드. 재즈와 클래식, 동시에 세계전통음악을 연주하며, 주로 민족 전통적인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영역에 주력해왔다.
여기에 멤버는 아니지만 유키코 사가가 동참한다. 재즈를 기본 영역으로 활동하나 그녀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특색있는 음악을 들려준다. 그녀는 가수이기도 하지만 또한 작사·작곡가며 한국과 유럽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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