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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현수막 지정게시대 운영 '엉망'

업체요구로 규정 수시변경 / 있지도 않은 조항까지 적용 / 검인라벨지 조작해 사용도

전주시의 지정 게시대 운영이 허점투성이다. 운영규정이 광고업체들의 요구로 수시로 바뀌는데다, 바뀐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고 있다.

 

전주시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올해 변경된 지정 게시대 운영 규정은 10건이다. 이 중 8건이 업체의 요구로 변경됐다. '다수 광고업체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시설관리공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들은 10명도 채 넘지 않은 관계자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주요 내용이 수시로 변경,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그동안 변경된 운영규정(안)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부실함을 드러냈다. 게시취소 및 사용료 환불 규정(제9조 3항)의 경우 '제26조에서 정한 금지행위 위반 등 신청자 귀책사유가 발생되어 공단에서 현수막을 철거하는 경우에는 일체반환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규정에는 제26조 자체가 없다.

 

또 현수막을 내거는 게첩시간도 그동안 여러 차례 변경 끝에 오전 10시로 결정했으나, 일부 업체가 반발하자 '당분간은 (게첩시간을) 별도로 공지하겠다'며 임의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부실한 운영규정을 만들어 놓고도 관리 감독은 뒷전이다. 시설관리공단이 현수막 게시를 승인하는 '현수막 검인라벨지'가 조작돼 사용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시설관리공단에서 배부한 '검인라벨지'에 승인을 받은 업체명 위에 다른 업체가 이름을 적어 사용했던 것이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시설관리공단 측은 업체들이 수집한 불법게시 현황, 변경된 운영 규정 사항 등에 관한 자료 요청을 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업체들은 "공단 측이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문제가 되자 개선하기보다는 사태를 무마하는 데만 급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시설관리공단 측은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운영규정을 재점검하는 등 지정 게시대 운영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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