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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김병기 총감독 "설치미술·생활서예로 대중화"

모빌·전등 등 인테리어 응용…탁본 체험도 인기 / "한류는 유행일 뿐 진짜 문화는 우리 고유의 서예"

"올해 서예비엔날레는 설치미술을 강화하고 생활 속에 파고든 서예를 선보여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서예를 옛날 서당의 유물로 보지 말고 친숙하게 인식하는 한편 순수서예와 비교하며 풍부한 감상을 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5일 개막한 201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총감독인 김병기 전북대 교수(59)는 "모빌서예전과 인테리어전 등 설치미술과 조우한 전시에 호평을 받았다"며 "응용서예를 통해 일상에서 서예바람을 유도해 우리부터 관심을 환기하면 세계화의 바탕을 다질 수 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올 서예비엔날레는 국내·외 956명의 작가가 참가가 참여해 1400개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서예철학이 담긴 서론(書論)의 명구절을 서제로 택한 '동아시아 서예 철학전', 비한자 문화권 작가의 작품을 모은 '서방의 서예 바람전', '전북서예 정예작가전' 등이다. 또한 점점 사라지는 표구의 새로운 흐름을 모색하는 '서예작품, 새 날개를 달다'와 모빌서예전, 한지등·서예 타일 등을 선보인 인테리어전도 볼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이 어려움을 느끼는 순수서예보다는 산업과 연계한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다. 모빌서예전의 경우 출품한 작가들도 "꼭 다시 돌려받아 집에 걸어 두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랐다는 전언이다.

 

또한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전각·탁본, 퍼즐맞추기 체험도 마련돼 인기를 얻고 있다. 당초에는 퍼즐맞추기 외에도 먹이 아닌 쇳가루를 이용해 자석을 넣은 붓으로 직접 글씨를 써보는 체험도 기획했다. 서예비엔날레 조직위에서 전북대 공대 교수진에게 제작을 의뢰해 자석 붓까지 만들었지만 결국 쇳가루를 구하지 못해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추사 김정희, 창암 이삼만, 검여 유희강, 강암 송성용 등 유명 서예가의 작품을 높이 1m 내외의 돌에 새겨 전시한 '뿌리깊은 가풍전-마당에 세우는 가훈'은 설치 비용까지 작품당 100여만 원을 호가하는데도 출품된 10점 가운데 4점은 벌써 예악 판매됐다.

 

김 교수는 일반 관람객이 지니는 서예 감상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여유를 주문했다.

 

그는 "서예는 영화·연극·소설처럼 즉석에서 감동을 받고 눈물까지 흘릴 수는 없지만 조금만 발걸음을 멈추고 여유있게 바라보면 가슴에 새기는 말 한 구절을 얻어갈 수 있고 잔잔한 감동을 느낀다"며 "자꾸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전시장에 소개된 감상 안내에 따라 한 글자 한글자라도 읽어보면 감상의 기쁨에 다가설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서예의 흐름에 대해서는 "순수서예가 기법에서 벗어난 예술로 접어들며 영상·무대와 결합해 확장하고 있다"면서 "비전문가들이 선택한 그랑프리 작품도 이런 조형서예의 경향이 잘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예평론가면서 중문학자인 그는 중국어에도 능통해 서예비엔날레에서 통역까지 담당했다. 지난 6일 열린 학술대회에서도 1시간 가량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열띤 토론을 통역하기도 했다.

 

서예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그는 "피카소나 추사 김정희, 둘 다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인데 알고 보면 추사 선생의 글에 담긴 사연과 배경, 글귀가 더욱 감동적이다"면서 "한류는 유행일뿐 진짜 문화는 서양에는 없는 우리 고유의 것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게 바로 서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계에 한국의 서예를 알리기 위해서는 고유의 뿌리에 접(?)을 붙여야 가능하다"며 "힐링을 위한 서예치료 등 활용 범위를 개척하면 넓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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