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에서 태어나 현재도 무주에 살고 있는 이봉명 시인(57)에게 자연과 고향은 그 자체가 시다. 그가 최근 낸 시화집 〈포내리 겨울〉에 그 고향과 자연을 담았다(도서출판 두엄).
시집 제목이 말해주듯 시인의 고향인 적상면 포내리와 겨울 이야기가 주요 소재로 다루어졌다. ‘새벽 어둠을 끌고 나가 / 쇠비름, 개비름, 망초대를 뽑고 나면 / 사이사이 비집고 자라는 / 들개순이 이쁘다 / 칠순 어머니 손 끝에 묻어나는 / 저 반짝이는 생명들 / 참깨, 들깨, 고구마, 강냉이 할 것 없이 / 이슬 먹고 자라는 텃밭에서 / 이땅에 나만 홀로 두고 떠난 /어머니, 아버지 땀방울 먹고 자라는 저 생명들 /모두 푸르다’고 시인은 ‘텃밭에서’를 노래했다.
고향 ‘포내리’에서 과거를 추억하고, 어머니·아버지를 기억했다. ‘겨울 숲속에서’‘겨울밤’‘입동’‘첫눈’‘눈이 내리면’‘겨울이미지’‘겨울나무’ ‘겨울비’ ‘겨울 비’‘겨울 강가에서’‘겨울새’등의 시를 통해 아프고 시린 마음을 드러낸다.
개불알꽃, 꿀벌, 지는 꽃, 입춘, 풀꽃을 소재로 한 시는 사진을 위한 시가 됐다. 시인이 이 시집을 낸 배경이기도 하다.
이 시인은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싶을 때가 있으나, 듬성듬성 사진으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슬그머니 누르곤 한다”고 했다. 시와 사진을 만나게 해보려는 시도가 어려운 일이었으며,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사진은 고향 후배이기도 한 사진작가 박도순씨의 도움을 받았다. 무주의 삶과 풍경이 사진으로 더욱 생생해졌다.
1991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했으며, 무주작가회의·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문집〈아직도 사랑은 가장 눈부신 것〉, 시집 〈꿀벌에 대한 명상〉 〈아주 오래된 내 마음 속의 깨벌레〉 〈지상의 빈 의자〉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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