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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특별전' 유물이 들려주는 찬란한 백제 역사

▲ 미륵사지에 복원된 석탑.

익산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익산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이나 모두 이구동성으로 “미륵사지!” 라고 외치지 않을까 싶다. 익산의 명물, 미륵사지 특별전에 다녀왔다.

 

△미륵사지와 석탑, 헷갈리지 마세요.

 

간혹 미륵사지와 미륵사지 석탑의 차이를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있다. 미륵사지는 미륵사라는 절의 지(터 지, 址) 즉, 미륵사라는 절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것이 있었던 터를 가리켜 미륵사‘지’라고 한다. 미륵사지 석탑은 그곳의 석탑이다.

 

또 한가지, 미륵사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미륵사지의 그 드넓은 터에 놀랄 것이다. 넓이가 8만2644㎡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터며,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창건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국보 제11호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서원 석탑에 지나지 않으며 당시에는 중원 목탑, 동원 석탑 등도 있었다고 한다. 흔히 미륵사지 석탑이라고 부르는 것은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서원석탑을 말한다. 현재 미륵사지에 우뚝 솟아있는 석탑은 동원 석탑으로 1992년에 복원했다.

 

중원 목탑과 동원 석탑은 처음부터 실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동탑의 경우 발견 당시 기단부 주춧돌 정도만 있었고 목탑의 경우는 ‘소루’ 정도만 발견됐다. 그에 비해 서탑은 많이 파괴되긴 하였지만 6층 규모의 실체가 남아 있었고 이것은 파괴된 부분도 짐작이 가능해 어느 정도 보존이 된 형태였다.

 

동탑이 정확하게 ‘어느 시대에 소실되었다’ 라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화재가 났음을 알 수 있는 유물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발굴 과정 중에 나온 유물로 추정컨대, 동탑이 고려 초쯤 무너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목탑은 통일신라 말쯤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서원 석탑은 해체 전부터 국보 제11호로 지정됐고 현존하는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으로 자리매김했다.

 

△석탑에 숨겨진 사리장엄을 엿보는 특별전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시회’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과 2009년 석탑 해체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장엄의 보존처리 완료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특별전이다.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 지난 3년여 동안 진행된 사리장엄 복원작업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미륵사지 석탑은 2002년부터 해체 작업이 들어갔고 2009년 1월 백제 무왕 때 봉안된 사리장엄이 발견됐다. 사리는 사람의 몸이나 뼈, 시신, 유골 등을 뜻하며 대개는 부처나 고승들의 유골 혹은 시신을 화장하고 남은 것을 가리킨다. 부처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긴 사리는 부처의 현현을 상징하는 성스럽고 존귀한 존재로 공경받아 왔다. 따라서 이러한 사리를 보호하거나 장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리기와 그에 관련된 사리장엄구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미륵사지 석탑 내부에서 발견된 사리장엄에서는 사리호, 금제사리봉영기, 은제관식 등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돼 미륵사 창건출처와 성격은 물론 연대 확인으로 백제의 역사와 불교문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했다. 이는 백제사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 중 하나다.

 

이번 전시 유물은 백제 무왕의 왕후가 서기 639년 1월29일 석탑 심주에 봉안한 사리봉영기, 3중의 사리기 그리고 다양한 공양품 등 9600여점과, 2009년말 석탑 기단부에서 발견된 토제나발을 비롯한 각종 지진구 200여점을 볼 수 있다.

 

△1일 평균 1500여명 관람…가족과 함께 나들이로 최고

▲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내 미륵사 모형.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백제 사람들의 생활이 의외로 풍족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장신구로 사용했던 유물들은 지금과 비교해 보아도 세련미나 정교함 측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러한 장신구를 사용했던 계층은 귀족이겠지만 그 당시에 사치품이 이 정도로 발달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또한 그 광활한 대지에 미륵사를 창건한 것도 그 정도의 국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특별전은 기억에 많이 남을 전시다. 공부를 많이 하고 가지 않아도 쓰여진 설명이나 안내자 분들의 해설이 쉽고 유익했다. 특별전을 보고 나서 미륵사지를 거닐고 서탑과 동탑 안을 들여다 보면 잠시 타임머신을 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머릿속에 미륵사 전체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백제시대의 찬란한 유물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은 지난해 11월 말 전시를 시작한 뒤 1일 평균 15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다. 이번 주말 고도 익산 미륵사지로 가족들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방소희 전북도 블로그 기자단

 

※ 방소희씨는 전북대 사범대학 역사교육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 현재 도민블로그 단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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