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묻지마 투표' 그만해야
설명절을 지내면서 선거철이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쳐다 보지도 않던 입지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등 살갑게 대하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은 자신한테 표만 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하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나몰라라 한다. 그게 세상인심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철이 닥쳐야 그래도 대접 받는 것 같다. 후보들이 싫든 좋든간에 고개 숙이며 지지를 호소하기 때문이다. 원래 유권자가 선거때만 잠시‘갑대우’를 받는다. 이는 누굴 탓할 필요가 없다. 갑이 잘못한 탓이 크다. 자신들이 소중한 표를 이성적으로 행사하지 않고 감성적으로 마구 던지기 때문이다. 그간 김대중 선생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묻지마식으로 황색깃발만 달고 나오면 몰표를 안겨 줬다. 한풀이는 됐을 지언정 정치발전은 아니었다.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묻지마 투표는 투표가 아니다. 원래 정치인들이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한다. 쉽게 표를 모을 수 있어서 그렇다. 지난 선거까지는 거의가 연고주의에 얽매인 선거를 했다. 좋은 후보 보다는 일방적으로 민주당에 표를 갖다 바쳤다. 그 결과가 우리 전북을 지금 힘들게 하고 있다. 그간 우리가 만든 전북의 현주소는 너무도 초라한 성적표다. 도내에서 실질적 여당 역할을 해온 민주당 사람들이 걸핏하면 정권 탓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그건 자신들의 역량 부족은 생각지도 않고 모든 걸 남 탓으로만 돌리려는 책임회피가 강하기 때문이다.
같은 민주당이 지배해온 광주와 전남은 확실히 다르다. 대선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평을 듣지만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에 관한한 한목소리를 내서 제몫을 잘 찾고 있다. 그간 호남 몫을 광주 전남 사람들이 독차지 해오고 있지만 그래도 불평이 많다. 박근혜 정권서 자신들을 제대로 챙겨 주지 않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와달리 지난해 12월 전남·경북 국회의원들은 김대중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올해 교차 방문키로 했다. 반대편에 있지만 동서화합과 정치복원을 내세우며 실리챙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남들은 적과의 동침을 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을 때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느낌이 어떠했을까.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박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하지 않았다. 당초 지난달 방문할 계획였지만 AI 발병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대선 때 표를 주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현 정권과의 관계가 돈독했더라면 이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소석 같은 국회의원이 없어 이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지난 4·11 총선 때 7명이나 대폭 물갈이시켰지만 야당의원으로 존재감이 없다. 이래 갖고서는 전북은 백년하청격이 될 수 있다. 지금 도민들은 엄청나게 뿔나 있다. 민주당 지지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을려는 게 안철수 신당이다. 안신당이 좋아서라기 보단 민주당이 워낙 제 역할을 못한데 따른 것이다.
도내 정치권 여론 무시하면 안 돼
이번 선거는 모처럼만에 경쟁구도가 만들어져 예측불허로 갈 것이다. 미워도 다시한번이라는 옛 노래를 다시 불러야 할지 아니면 희망가를 불러야 할지를 놓고 고민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북 새판짜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대로는 안된다는 여론을 무시하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교육도 똑같다. 모든 게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전북을 바꾸려면 사람부터 확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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