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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프리프레그'] 탄소섬유·첨단복합재 이어주는'핵심 소재'

수지·탄소섬유비율 정밀하게 조절 가능 / 직접성형법보다 고품질 복합재부품 생산 / 항공·방산용은 전량 수입, 정부지원 시급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꿈의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단순한 ‘실 (fiber)’ 또는 ‘천 (fabric)’에 불과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할 수 있듯이, 단순히 실의 형태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탄소섬유는 그 형태와 물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품의 형태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기지재(matrix)를 만날 때 비로소 복합소재(composite)로서 의미를 갖는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성형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CFRP)은 탄소섬유를 강화제로 하고 플라스틱을 기지재로 하는 대표적인 탄소섬유 복합재료이다. 탄소섬유는 CFRP에서 높은 강도와 탄성률을 담당하고, 플라스틱은 각 섬유간의 힘을 연결해 부품의 형태를 담당하게 된다.

 

CFRP 성형법에는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을 일정한 비율로 혼합한 뒤 사용하기 편한 형태의 중간재로 만들어 사용하는 중간재 활용법과 중간재를 사용하지 않고 곧바로 탄소섬유와 플라스틱이 만나면서 복합재 부품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직접성형법으로는 수적층법(hand lay-up), 인발(pultrusion), 필라멘트와인딩(filament winding), 수지주입성형(resin transfer molding) 등의 공법이 있다.

 

이러한 직접 성형법은 별도의 중간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이긴 하지만, 수지/탄소섬유 비율의 편차, 수지 물성의 한계, 복합한 형상 구현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 한계도 있다. 따라서 첨단 복합소재 부품에는 프리프레그(prepreg)라는 중간재를 이용한 성형법이 주로 사용하게 된다.

 

△프리프레그란

 

프리프레그란 ‘Pre-impregnated material’의 줄임말로, 수지와 탄소섬유를 미리 일정한 비율로 함침시켜 놓은 시트 형태의 탄소섬유복합소재용 중간재를 말한다. 프리프레그를 사용하면 수지와 탄소섬유비율을 정밀하게 조절 할 수 있으며, 직접성형법을 적용하는 것보다 성형물의 섬유 체적비를 높일 수 있어 신뢰성이 높은 고품질 복합재 부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시트 형태의 프리프레그를 필요한 부분에 원하는 섬유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재단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프리프레그 수지의 종류

프리프레그에는 열경화성과 열가소성 수지가 모두 사용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에폭시 수지와 같은 열경화성 수지를 사용하고 있다. 열경화성 수지는 한 번 열을 가하여 성형하면 경화가 이뤄지며, 일단 성형된 프리프레그는 다시 열을 가하여도 녹거나 재성형이 되지 않는 수지를 말한다. 열경화성 수지 프리프레그는 제조가 용이하고, 물성이 우수하며, 다양한 성형공법이 알려져 있어 대부분의 탄소섬유 복합소재에 주로 적용된다. 반면 성형시간이 길어(보통 1시간 이상) 대량생산에는 불리하다. 최근에는 성형시간을 대폭 줄이고(1분 내외) 재성형/재활용이 가능한 열가소성 수지가 적용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가 등장하였으며, 자동차와 전기전자 외장 부품용도 적용을 위해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산업동향

 

국내에서는 SK케미칼, 한국카본, TB카본 등의 업체에서 에폭시 수지를 기지재로 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상업 생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낚싯대, 골프채, 자전거 부품 등에 사용되는 스포츠레져용 프리프레그가 주였으나, 최근에는 산업용 내열 프리프레그, 자동차용 고강도 프리프레그, CNT가 첨가된 기능성 프리프레그 등의 개발이 완료되어 상업 생산 중에 있다. 이들 회사에서는 일방향 탄소섬유 프리프레그와 직물형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생산하고 있으며, 상당량의 프리프레그를 중국을 비롯한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또한 최근 SK케미칼, LG하우시스, 한화 L&C 등에서는 대량생산에 적합한 열가소성 수지 프리프레그를 개발하여 자동차, 전기 전자 용도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항공용 소재 인증 부재로 항공용 프리프레그는 전량 Hexcel, Cytec, Toray 등과 같은 외국 업체에서 수입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항공우주 시장의 성장 및 방위산업 소재 국산화 필요성이 대두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탄소섬유와 마찬가지로 항공용 프리프레그에 대한 국내 업체의 항공 소재 인증 및 품질 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의지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시급한 실정이다.

 

△프리프레그 성형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를 이용한 복합소재는 스포츠 용품,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항공기, 우주선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다. 프리프레그를 이용한 첨단 부품을 만드는 성형 공정은 재단 공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적층의 형태는 성형공법에 따라 다르며 낚싯대와 같은 봉형 구조물은 멘드렐이라 불리는 쇠 막대기에 말아서(rolling) 적층하며, 자동차 외판과 같은 판상 구조물은 몰드 표면에 프리프레그를 한 층씩 붙이며 적층하게 된다. 적층된 프리프레그는 열과 압력에 의한 경화 공정을 거쳐 부품으로 탄생하는데, 성형 공정은 열과 압력을 주는 방식에 따라 오토클레이브 성형, 진공백 성형, 시트 롤링공정, 프레스 성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최첨단 부품을 만드는 공정이지만 여전히 수작업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부품들에 대해서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의 과제

 

최근 몇 년간 탄소섬유 복합소재에 대한 국내 기업의 관심이 부쩍 늘었으며, 이에 따른 결실로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탄소섬유 국산화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또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일부 품목은 내수는 물론 동북아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얻고 있다. 그러나 프리프레그의 고품위화 및 항공용 소재 인증 부재로 항공용, 방산용 프리프레그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프리프레그는 탄소섬유와 첨단복합소재를 이어주는 핵심 소재이다. 고기능성 프리프레그 수지 개발과 항공용/방산용 프리프레그 생산 설비 확보 및 인증 체계를 확립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부품성형 자동화, 표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탄소섬유에서 고품위 복합소재 부품에 이르는 가치체계(value chain)의 국산화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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